김연경(왼쪽)이 이원정(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쓰다듬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정규시즌 2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흥국생명은 25승 9패(승점 76)로 2위 현대건설(24승 10패·승점 70)에 6점 차로 앞선 1위다.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점만 더 얻어도 정규리그 1위가 확정되기에 시즌 전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던 상상은 99% 구현이 완료된 상태다.
자연스레 이원정이 주전으로 나서기 시작한 5라운드에는 현대건설이 주전들의 체력 저하로 신음하는 사이(1승 5패·승점 5) 흥국생명은 5승 1패로 승점 15점을 거둬들이며 1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이원정(왼쪽)과 김연경./사진=김동윤 기자
빠르게 팀에 녹아든 데에는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태도에 있었다. 김연경도 "트레이드로 마음고생도 많이 했을 텐데 팀에 잘 적응하려 했고, 함께 훈련하면서 많이 노력하는 선수인 걸 알게 됐다. 선수는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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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은 15일 IBK 기업은행 원정에서 2세트 이상을 따내 승점 1점을 획득한다면 19일 현대건설전과 상관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챔피언 결정전에도 직행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우승에도 좀 더 유리하다. 커리어 4번째 V리그 우승(V4)을 노리는 김연경에게도 올 시즌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각별하다. 올 시즌 1위로 올라서기까지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고, 마지막 V리그 정규리그 1위는 2007~2008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2008~2009시즌일 정도로 한국에서의 우승은 오래된 기억이다.
그런 면에서 이원정은 또 다른 의미의 복덩이일 수 있다. 그동안 소속팀 첫해에 모두 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해 본 '우승 복' 있는 선수 중 하나이기 때문. 신인이던 2017~2018시즌 한국도로공사에서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고 GS칼텍스로 트레이드 이적한 2020~2021시즌에는 트리플크라운(KOVO컵 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매 경기 몸 상태를 확인하고 출전을 결정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흥국생명의 복덩이는 밝았다. 이원정은 "몸 상태가 좋진 않지만, 우승을 확정하면 쉴 수 있는 시간이 많다. 그렇게 생각하고 경기에만 집중한다"고 활짝 웃었다.
이원정(가운데)./사진=한국배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