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조기진단 기대감…지노믹트리 이유있는 질주, 변수는?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3.03.0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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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조기진단 기대감…지노믹트리 이유있는 질주, 변수는?


체외진단 회사 지노믹트리 (22,350원 ▼450 -1.97%)가 대장암과 방광암 진단 제품 매출 확대 기대감을 앞세워 올해 주식시장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암 조기진단 주력 제품의 연구 성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 성과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기간 주가가 50% 가까이 뛰었다. 다만 앞서 발행한 대규모 전환사채와 전환우선주로 인한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우려는 향후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8일 증시에서 지노믹트리는 전일 대비 410원(3.03%) 내린 1만311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전반적인 국내 증시 약세 등 영향으로 조정을 받았지만 올해 주가는 49.1% 올랐다. 국내 증시 바이오 기업 중에서도 눈에 띄는 상승률이다.



지노믹트리의 강세는 우선 대장암 조기진단 제품 '얼리텍C'(EarlyTect Colon Cancer)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소량(1~2g)의 분변 DNA로 8시간 안에 대장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이다. 대장내시경보다 훨씬 간편하기 때문에 글로벌 규제기관의 허가 여부에 따라 빠르게 시장에 침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얼리텍C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판매를 위한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제조허가(3등급)를 2018년 획득했다. 지난해 약 2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제조허가용 전향적 확증 임상시험을 지난해 1월 시작했는데 이르면 연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확증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할 경우 건강보험 등재가 가능해 향후 매출이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수 있다.

또 지노믹트리는 임상적 성능을 개선한 대장암 조기진단 제품을 개발해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용 대규모 임상시험을 올해 진행할 예정이다. 이르면 2026년 미국에서 허가 및 보험등재를 완료하겠단 목표다.

혈뇨 환자 대상 방광암 조기진단 제품 '얼리텍B'(EarlyTect Bladder Cancer)와 폐암 조기진단 제품 '얼리텍L'(EarlyTect Lung Cancer)도 가시적 성과가 기대된다.


특히 얼리텍B의 경우 정식 출시에 앞서 이르면 연내 미국에서 LDT(Laboratory Developed Test, 실험실 개발 테스트)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소량(약 10ml)의 소변으로 비교적 빠르고 정확하게 방광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어 경쟁 제품 대비 우위에 있단 평가다. 현재 국내에서 대규모 확증임상을 진행하고 있고, 미국에선 탐색임상 단계다. 정식 출시는 2024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버행 우려는 향후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지노믹트리는 2021년 1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와 5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한 주당 전환가액은 주가 흐름에 따라 조정을 거쳐 전환우선주가 9030원, CB가 1만302원이다.

전환우선주와 CB 둘 다 이미 보통주 전환이 가능한 상황이다. 현재주가가 전환가액보다 높기 때문에 언제든 보통주로 전환돼 전체주식수가 늘어날 수 있고,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으로 시장에 출회될 수 있다. 전환우선주는 31만여주 남았고, CB 발행잔액은 486억원이다. 물론 투자자들이 지노믹트리의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출 경우 물량 매도 시기는 더 나중의 일일 수 있다.

지노믹트리 관계자는 "얼리텍C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특히 미국과 중국에서 허가용 확증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라 해외 매출 확대 기대감이 쌓이고 있는 것 같다"며 "지노믹트리의 미래 성장 기대감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시기인 만큼 당장 오버행 우려가 클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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