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KT 이사회가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자로 확정했다. 윤 후보자는 이달 말 정기 주총 승인까지 거치면 KT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사진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KT 사옥에 직원들이 출근하는 모습. 2023.03.08.
KT 정관에 따르면 대표이사 선임은 주주총회 출석 주주의 의결권 과반,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업계에선 최대주주인 국민연금(10.13%, 작년 말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을 제기한다. 구현모 현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고, 윤 사장을 공개 비판한 건 정부·여당이지만, 앞서 KT 대표이사 선임 절차의 폐쇄성을 지적하고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거론한 것은 국민연금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구 대표가 지분교환을 통해 우호지분으로 확보했던 신한은행(5.58%, 이하 작년 9월 말)과 현대차그룹(현대차 4.6%, 현대모비스(3.1%)도 있다. 이들의 지분을 더하면 13.37%로, 국민연금을 가뿐히 넘어선다.
주총 의안 분석기관들이 어느 편을 들어주느냐도 관심사다.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이들의 의안분석을 참고해 의결권을 행사한다. 특히 ISS와 같은 해외 분석기관은 국내 사정에 비교적 어두운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여권에서 "이권 카르텔"로 지목된 윤 사장을 두고 '독립성' 등을 문제 삼는다면 부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소액주주들도 윤 사장의 차기 대표이사 내정에 찬성 일색인 것은 아니다. 이날 오전 경제개혁연대, 참여연대 등이 주최한 '문제기업 이슈 분석 및 연기금 촉구 좌담회'에서 김미영 KT 새노조 위원장은 "국민연금이 나서 KT를 정상화하고 견제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상훈 변호사도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더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며 "관치 논란을 이유로 이를 후퇴하려는 움직임은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한편 KT는 여권의 비판 기류, 시장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KT는 이날 윤 사장의 요청으로 '지배구조개선TF'(가칭)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TF는 △대표이사 선임절차 △사외이사 등 이사회 구성 △ESG 모범규준 등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윤 사장은 이날 임직원 대상 메시지에서 "회사 안팎에서 제기된 많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회사를 빠르게 안착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정부와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과 적극 소통해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