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브랜드사업부 분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브랜드사업부는 DB하이텍 내 팹리스(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부문이다. 분할 신설회사는 DB팹리스(가칭)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서비스의 전문성 제고와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고자 물적분할을 진행하게 됐다"며 "각 사업부문을 전문화해 사업부문별로 시장환경 및 제도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6개월 만에 물적분할을 재추진한다는 소식에 DB하이텍 소액주주들은 반대하며 들고 일어섰다. 물적분할 공시가 있은 직후 소액주주들은 자체적으로 화상회의를 열어 오는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 안건을 부결시키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결산기준 DB하이텍의 주요 주주는 △DB Inc. 및 특수관계인 17.84% △국민연금 8.34% 등이다. 나머지 73% 정도는 소액주주 및 기타 지분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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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은 이번 주총에서 특별결의에 의해 진행된다. 특별결의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이상의 수가 충족돼야 결의가 가능하다.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과반수와 4분의 1 이상의 수가 충족돼야 하는 일반결의보다 정족수 기준이 높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사측이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 것에 대해선 환영하는 입장이나 물적분할은 결단코 막겠다는 입장이다. DB하이텍 2대 주주로 돼 있는 국민연금도 설득해 DB팹리스 재상장 불확실성도 해소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상목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국민연금에 물적분할 반대 입장을 명확히 설명할 예정으로 국민연금을 포함해 지분 20% 이상을 모아갈 것"이라며 "DB팹리스 분사 후 프리IPO 등의 절차를 밟지 않고 절대 상장을 안 하겠다는 약속도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 측은 지난달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사측에 보냈다.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한승엽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의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 선임 △보통주 1주당 2417원 현금배당 등의 내용이다.
소액주주연대가 보낸 내용들은 물적분할안과 함께 주총 안건으로 상정돼 있다. 이번 물적분할안이 주총에서 통과되면 소액주주가 제안한 내용들의 효과가 줄어들 수 있기에 앞으로 사측과 소액주주간의 대립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