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년 동기 대비로는 48% 감소한 실적이지만 최근 이익 추정치가 소폭 반등했다는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이익 추정치의 급격한 하향 조정이 이제는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연간 실적 전망으로는 여전히 추정치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171곳의 올해 총 영업이익 추정치는 149조6112억원으로 1주일 전 대비 1.64%, 한 달 전 대비 4.13% 내려갔다. 코스닥 62개 기업은 전 주 대비 0.02% 소폭 내려가면서 조정이 마무리 국면이다.
실적이 바닥을 찍었다면 주가 역시 급격한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현재 코스피 지수 2400선은 상장사 올해 이익 전망치 기준으로 볼 때 PER(주가순이익비율) 13배 수준으로 역대 평균인 9~10배보다 높다. 이익 추정치는 계속 내려가는데 주가만 오르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이익이 반등해 준다면 지금의 주가 수준도 정당화 할 수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PMI(구매관리자지수)나 미국 PMI 등 경기선행지수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면서 우리나라 수출도 2~3월 저점을 찍고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1분기 실적이 실제로 잘 나와 준다면 여기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발표되는 1분기 실적이 바닥으로 확인된다면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깜짝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은 더 시장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확률적으로는 최근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가 상향된 기업일수록 어닝 서프라이즈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1분기 이익 추정치가 1주일 전보다 상향된 기업 중 전년 동기 대비 실적도 개선된 종목들은 NHN (26,850원 ▼50 -0.19%), 덴티움 (158,000원 ▼1,700 -1.06%), 클리오 (20,450원 ▼500 -2.39%), 셀트리온 (172,300원 ▼800 -0.46%), 현대위아 (61,000원 ▲200 +0.33%), 스튜디오드래곤 (65,400원 ▲1,400 +2.19%), 롯데쇼핑 (79,300원 ▼700 -0.88%), 오리온 (127,500원 ▼2,800 -2.15%), 농심 (430,000원 0.00%) 등이다.
모바일 게임과 간편결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NHN는 지난해 이익이 크게 감소하며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NHN 영업이익이 814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량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공격적으로 집행됐던 웹보드 게임 마케팅비가 올해는 감소할 것"이라며 "적자가 발생하는 페이코와 코미코 등의 사업에서도 마케팅비 절감을 통한 영업이익의 점진적 개선이 매분기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미국 승인이 예상되는 관절염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가 실적 개선의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960억원으로 1주일 전보다 추정치가 2.2% 상향됐다. 전년 대비로는 37.7% 개선된 실적이다.
오리온과 농심 등 식품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제품가격 인상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리온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129억원, 농심은 44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 28.6%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