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심리 꺾여도 e커머스는 '명품' 외치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3.03.12 07:10
글자크기
소비 심리 꺾여도 e커머스는 '명품' 외치는 이유는


소비심리가 꺾이면서 명품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e커머스들은 여전히 명품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다. 2030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를 판매해야 미래 소비자가 모인다는 전략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최근 명품 전문관 '우아럭스'를 개관했다. 명품 병행 수입 업체 등 110여곳이 입점해 신상품과 중고(빈티지) 제품을 판매한다. 11번가는 판매 상품이 정품임을 보증하는 NFT(대체불가토큰) 디지털 보증서를 발급한다. '우아럭스'에서 구매한 상품이 가품으로 판정될 경우에 판매 금액의 200%를 보상한다. 오는 11일부터 5일간 진행되는 3월 월간 십일절에서도 '우아럭스' 론칭 기념 특별전을 연다. 11번가는 앞으로 트렌디한 브랜드를 모아 제안하는 '우아픽'도 준비 중이다.



SSG닷컴도 지난달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과 손잡고 명품 상품군을 확대 중이다. 캐치패션은 △마이테레사 △에센스 △파페치 등 글로벌 럭셔리 패션업체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직구를 돕는 플랫폼이다. SSG닷컴은 2021년 명품 디지털 보증서인 'SSG개런티'를 출시하고 지난해에는 명품전문관인 'SSG럭셔리'를 신설하는 등 명품 판매에 힘을 쏟고 있다.
/사진제공=11번가/사진제공=11번가
롯데온도 지난해 9월 명품 전문관인 '온앤더럭셔리'를 개관했고, 같은 시기에 CJ온스타일은 온라인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에 200억원을 전략 투자하고 CJ온스타일 앱내 머스트잇 전문관을 마련했다.

최근 국내 명품 시장 성장세는 주춤해지고 있지만 2030을 잡기 위해서는 브랜드 상품을 꾸준히 늘려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대형 백화점 3사의 1~2월 명품 매출성장률은 5%대에 그쳤다. 지난 1년간 주요 명품 브랜들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수요가 증가했다고 보기 어렵다. 한 e커머스 업계 관계자도 "지난해 명품 시장이 급성장해 수요가 고점에 다달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면서도 "저가 상품을 여러 개 사기보단 고가 상품을 1개 사는 소비 경향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커머스 1위 사업자인 쿠팡이 명품 시장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기회로 평가된다. 온라인 명품 시장은 병행수입 제품이 대부분이라, 직매입 위주로 운영하는 쿠팡이 진입하기 쉽지 않다. 오픈마켓은 가품에 대한 배상과 책임이 판매자에게 있는 데 반해 직매입은 오롯이 e커머스가 져야 하기 때문이다.

쿠팡도 2020년 프리미엄 브랜드관 C.에비뉴를 출시한 뒤 브랜드 상품 판매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화장품에 머물러 있다. C.에비뉴에 입점한 화장품 브랜드는 에스티로더, 맥, 시셰이도 등으로 샤넬, 입생로랑 등 초고가 브랜드는 아직 없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