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덕 우리은행장 물러난다…임종룡號 '세대교체·조직쇄신' 단행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김상준 기자 2023.03.0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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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장도 사의, 자회사 9곳 CEO 대폭 교체
계열사 경영자율 보장, 지주사 슬림화 조직개편
임종룡 회장 24일 취임, 행장 인선 절차 곧 진행

이원덕 우리은행장 물러난다…임종룡號 '세대교체·조직쇄신' 단행


이원덕(62) 우리은행장이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내정자 취임을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연말까지 임기가 남아 있지만 조직 쇄신과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를 결정한 것이다. 임 내정자는 임기 만료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대폭 교체하고 지주사 조직을 슬림화하는 세대교체 인사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7일 오후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를 열어 전체 자회사 14곳 중 임기가 끝난 재임 2년 이상 자회사 7곳을 포함해 8곳(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합금융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자산신탁 우리글로벌 자산운용 우리펀드서비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대표를 교체했다.



이에 앞서 그룹 맏형인 우리은행을 이끌어 온 이 행장은 이날 오전 임 내정자에게 사의를 전달했다. 임 내정자의 경영상 부담을 덜어주고 조직 쇄신과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24일 임 내정자의 공식 취임을 앞두고 우리은행을 포함한 자회사 9곳의 CEO가 바뀌는 셈이다.

지난해 초 취임한 이 행장은 연말 임기때까지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우리금융 사정을 잘 아는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일반적인 관측과 달리 임 내정자는 행장 교체를 염두에 두고 계열사 CEO 인사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행장은 1990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미래금융단 상무·경영기획그룹장, 우리금융 수석부사장(사내이사), 우리은행장 등을 지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연임 도전을 포기한 후 임 내정자와 함께 신임 회장 최종후보군에 포함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임 내정자가 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겸직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후임 행장을 선임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우리은행장은 임 내정자가 취임한 직후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신속히 가동해 선임할 계획이다.

우리카드 새 대표에는 박완식 우리은행 개인·기관그룹장이 내정됐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조병규 우리은행 기업그룹장, 우리종금은 김응철 외환그룹장이 새 대표로 추천됐다. 이밖에 이종근 우리금융 전무가 우리자산신탁 대표에, 전상욱 우리금융 미래성장총괄 사장이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를 맡는다. 우리자산운용은 외부 전문가인 남기천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새 대표로 선임한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조직도 전략 수립과 시너지 창출, 조직문화 혁신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슬림화하고 정예화했다. 총괄사장제(2인)과 수석부사장제를 폐지하고 11개 부문을 9개 부문으로 축소했다. 지주 임원도 기존 11명에서 7명으로 줄이고 6명을 교체했으며 지주 인력을 20% 감축하고 비서실도 없앴다. 지주사는 그룹 전체 시너지와 계열사 영업 성과 극대화를 위한 전략을 짜는 데 집중하고 자회사들의 업종 특성을 감안해 경영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임 내정자의 의지에 따라 지주사 조직을 전면 개편한 것이다.


아울러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자회사 CEO들이 참여하는 '기업문화혁신TF'(가칭)를 회장 직속으로 신설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TF는 인사 및 평가제도 개편, 내부통제 강화, 경영 승계프로그램 등의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증권사 인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미래사업추진부문도 새로 만들었다.

우리은행도 영업 조직을 대폭 강화하고 임원 18명 중 12명을 바꾸는 대대족인 조직 개편과 인사가 이뤄졌다. 영업총괄그룹을 폐지하고 국내 영업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 등 부문 2곳으로 재편했다. 부문장은 각각 개인그룹장과 기업그룹장이 겸직한다.

신성장기업과 기관, 연금시장 등의 영업력 확충을 위해 중소기업그룹, 연급사업그룹, 기관그룹도 신설했다. 상생금융부도 새롭게 만들어 금융 소외계층 전담 상품과 서비스 지원을 강화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취임 전이지만 신임 회장의 경영 전략과 쇄신 의지를 담아 지난해말 이후 미뤄 온 지주, 은행 등 계열사 인사와 조직개편 일괄(원스톱)적으로 단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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