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오는 24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성 대표의 3년 임기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오너 3세인 한상철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도 상정될 예정이다.
성 대표는 CEO를 맡은 18년간 제일약품을 제약업계 매출 10위권 회사로 올려놨다. 2005년 2000억원대던 회사 매출은 지난해 7007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도 전년보다 4% 이상 늘어난 상태였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7연임이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역대 제약업계 경영인을 모두 포함할 경우 성 대표는 20년 이상 회사 경영을 책임지는 두 번째 CEO가 된다. 역대 제약업계 최장수 CEO는 이금기 일동제약 전 대표로 일동제약에서 1984년부터 2010년까지 26년 간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정치 일동홀딩스 전 대표와 이성우 전 삼진제약 대표도 제약업계 역대 장수 CEO로 꼽힌다. 이정치 전 대표는 2021년까지 18년간 대표를 맡았고 이성우 전 대표는 2018년까지 18년간 대표직을 유지했다.
장기간의 개발과 투자가 필요한 제약산업 특성 상 이처럼 업계 장수 CEO가 많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신약 개발은 10년 이상의 개발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업무의 일관성이 중요한 편"이라며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장수 CEO가 많은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오너십이 강한 업계 보수적 성향도 장수 CEO가 많은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장기간 오너와 손발을 맞추며 성과를 낸 CEO에 힘을 실어주는게 제약업계 오너십의 특징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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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제약업계 오너 경영이 3~4세들로 대거 교체되고 있어 이 같은 장수 CEO 경향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너 3~4세들이 1970~1980년대생으로 젊은데다 아버지 세대와 달리 풍부한 해외 경험까지 갖춰 업계 특유의 보수적 경영 성향이 바뀔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업계 밖으로부터의 인재영입과 조직개편이 활발한 것도 3~4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것과 무관치 않다"며 "아직은 오너십 교체 과도기로 3~4세 경영이 정착된 뒤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