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최대 69시간 근무..."수출엔 호재·내수엔 악재?" 경제효과는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2023.03.08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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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이날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연구기관, 50인 이상 기업체 등은 출근 시간이 오전 9시에서 10시로 늦춰졌다. 2022.11.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이날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연구기관, 50인 이상 기업체 등은 출근 시간이 오전 9시에서 10시로 늦춰졌다. 2022.11.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당 최대 69시간 근무를 허용하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의 경제적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노동 유연성 확대가 기업의 생산 능력, 연구·개발(R&D) 투자 등 효율성을 높여 수출 회복 등에 긍정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내수 측면에서는 장시간 근로 등으로 민간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과 기업의 생산성 확대가 임금 상승 등을 유도해 소비 여력을 오히려 키울 수 있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7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가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과 관련해 노사 의견을 중심으로 다음 달 17일까지 의견수렴을 진행 중이다. 근로시간 개편은 현행 '주 단위' 연장근로 관리 체계를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근로자들이 1주일에 52시간까지만 일하도록 하는 제도를 개선, 최대 69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한다.

정부가 의견수렴 과정에서 고려할 부분 중 하나로 경제적 효과가 꼽힌다. 특히 관심은 이러한 개편안이 현실화되면 국내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높아지는지다. 우리나라 수출은 부진한 상태다. 증가율은 지난해 △10월 -5.8% △11월 -14.1% △12월 -9.6% △올해 1월 -16.6% △2월 -7.5% 등을 기록하며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앞서 기업들은 수출 확대를 위해 노동시장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가 1월 발표한 '수출기업의 2023년 경영환경 전망'을 보면 1327개 기업중 생산조절이 중요한 자동차·기계류 등 기업(17.7%)이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 52시간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법인세 인하(18.1%)' 다음으로 높은 비중이었다.

박영범 한성대 명예교수(경제학)는 "노사 간 합의를 전제로 근로시간 제도 개편이 현실화되면 기업들의 생산 능력, 연구개발(R&D) 투자 등 효율성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글로벌 기준에 맞춰야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3.2.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3.2.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내수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 제도 개편에 따른 장시간 또는 불규칙한 근로시간이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반면 근로시간 유연성 확대가 기업의 낙수효과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소비 여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근로시간이 늘어나면 여가시간이 줄어드니 소비가 줄어들 수도 있겠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의 생산성이 늘어나 근로자 임금이 오르고 결과적으로 소비 여력이 커지면서 내수가 늘어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용 측면에서는 일자리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현행 주 52시간 근무를 초과하는 연장근로를 메어왔던 임시직들의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다.

다만 근로시간 개편에 따른 기업의 생산 증가, 투자 확대 등이 고용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기업 502개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 약 81%가 근로시간 개편이 신규 채용 확대·고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익명의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근로시간 유연성을 늘리면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쪼개진 일자리보다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며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중소기업 근로자는 장시간 근무로 소득을 늘리게 되고, 정보통신(IT) 기업 등은 크런치 모드(야근·특근 등 업무) 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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