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도 주역을 한 번도 접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故) 신영복 선생께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이런 순리를 언급하면서 주역을 새로이 인식하게 된 독자가 많다.
공자, 소크라테스보다 500년이나 앞선 주역은 거북이 등뼈로 점을 치던 것이 서양에서는 과학으로, 동양에서는 철학으로 발전’했다.주역의 핵심은 ‘변화,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다. 모든 것은 극에 달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영원하다. 만물 중 변하지 않는 것은 ‘만물은 변한다’는 것뿐이다.
주역 64괘마다 6개씩 따르는 384효(爻) 안에 인간과 우주의 섭리가 들어 있다. 세상살이 이치가 경험적 데이터로 축적돼 있는 것이다. 이를 모르며 사는 것은 내비게이션 없이 대양을 항해하는 쪽배나 다름없다”고 한다. SNS를 통해 왕성한 독서가로 정평이 난 정철승 변호사는 “책을 제대로 읽으면 한 문장으로 핵심 메시지를 요약할 수 있다.
난해한 주역의 핵심은 인간의 운명을 비롯한 삼라만상은 끊임없이 변하는데 그 변화에 질서가 있다.(질서를 거스르면 끝이 나쁘게 풀린다)”고 한다. 그는 이제 갓 오십 줄에 접어들었다.
『주역해의 1,2,3』을 쓴 저자는 1920년생인데 일생을 역서(易書) 연구에 바쳤다. “주역의 심오한 이치를 터득하면 굳이 점을 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머리 밝은 여러분께 묻겠습니다. 왜 점을 치지 말라는 것일까요? 당장 답변하실 필요는 없습니다”라는 노학자의 훈계가 시사하는 바가 깊고, 높다. 그가 제시하는 『주역해의 1,2,3』의 한 문장 메시지는 “심오한 역서의 지혜를 습득하여 일상생활에 활용하게 되면 필연코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천화동인은 주역 64괘 중 13번 괘, 화천대유는 14번 괘다. 알악양선(.惡揚善)은 화천대유 괘인데 ‘악을 막고 선을 드날린다’는 뜻이다. 삼라만상은 변한다. 악이 선이 되고, 선이 악이 되기도 한다. 지금 한참 진행 중인 ‘드라마 화천대유’의 마지막 선이 누구고, 누가 악일지 자못 결과가 궁금하다. 필시 『주역해의』에 그 답이 들어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