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 LAD 왔으면... 'MVP' 슈퍼스타가 선뜻 포지션 내줄 뻔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3.03.07 12:11
글자크기
무키 베츠(앞)가 지난 2021년 2루수로 경기에서 뛰고 있다. /AFPBBNews=뉴스1무키 베츠(앞)가 지난 2021년 2루수로 경기에서 뛰고 있다. /AFPBBNews=뉴스1


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이 다른 MVP를 위해 포지션을 내주는 일이 있을까.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무키 베츠(31)는 실제로 그렇게 할 뻔했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는 7일(한국시간) "베츠는 애런 저지(31·뉴욕 양키스) 영입을 위해 무엇이든 할 의향이 있었고, 그중에는 2루수 전환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단일시즌 최다홈런 신기록(62홈런)을 세우고 MVP를 ㅊ지한 후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 나온 저지는 최대어로 주목받았다. 여러 팀이 저지를 향해 군침을 흘린 가운데, 다저스 역시 그중 하나였다. 로스앤젤레스라는 빅마켓을 둔 다저스는 얼마든지 경쟁에 뛰어들 수 있었다.

지난해 다저스의 외야진은 크리스 테일러-코디 벨린저-베츠로 구성됐다. 저지의 계약 당시만 해도 벨린저의 시카고 컵스 이적이 확정되지 않았기에 자리가 없는 상태였다. 그러자 베츠는 2루수로 뛸 뜻을 넌지시 드러냈다.



아마추어 시절 2루수로 뛰었던 베츠는 보스턴에서 뛸 때도 이따금 내야에서 플레이했다. 심지어 12년 3억 6500만 달러(약 4746억 원)를 받고 이적한 다저스에서도 3년 동안 15경기에 2루수 글러브를 끼고 나왔다.

저지도 뛰어난 선수지만 베츠 역시 2018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스타플레이어다. 2번의 월드시리즈 우승과 올스타 6회, 실버슬러거 5회, 골드글러브 6회 등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이런 선수가 포지션을 내주려고 했다는 것 자체가 파격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결국 저지는 원소속팀 뉴욕 양키스와 9년 3억 600만 달러(약 4678억 원)라는 대형 계약을 맺었고, 베츠가 2루수로 가는 일도 없었다.


애런 저지. /AFPBBNews=뉴스1애런 저지. /AFPBBNews=뉴스1
그래도 올 시즌 베츠가 2루수로 뛰는 일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나게 될 전망이다. 또 다른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유격수 개빈 럭스가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베츠의 다재다능함이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저스는 미겔 로하스가 유격수로, 신인 미겔 바르가스를 2루수로 쓸 예정이다. 만약 상대가 강한 우투수를 내보낼 때 다저스는 베츠를 2루수로 쓰고 다른 외야수를 선발 라인업에 넣을 계획이라고 한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베츠의 2루 기용은) 사실이다. 시즌 110경기는 외야수로, 40경기는 2루수로 나서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에는 여러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있다. 다저스만 해도 테일러가 내·외야 모두 가능한 선수다. 하지만 베츠 같은 슈퍼스타가 팀의 요구를 받아들여 유틸리티로 나서는 건 보기 힘든 장면이다.

한편 베츠는 지난해 타율 0.269 35홈런 82타점 117득점(1위) 12도루 OPS 0.873을 기록했다. 2021시즌 부상으로 122경기 출전에 그쳤던 그는 20경기에 더 나서면서 건강을 증명했다. 내셔널리그 MVP 투표에서도 5위에 올랐다.

무키 베츠. /AFPBBNews=뉴스1무키 베츠. /AFPBBNews=뉴스1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