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떨어지면 이를 되 사 차익을 실현하는 매매법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이득을 보기 때문에 주가 하락이 예상되거나 주가가 과도하게 급등하면 공매도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공매도가 줄었다는 건 주가가 떨어져 충분히 차익실현을 했거나 주가가 올라 손절한 경우다.
펀더멘털(기초체력) 대비 주가가 과하게 올랐다면 공매도는 오히려 증가했겠지만 코스닥 지수의 추가 상승을 우려한 공매도 세력이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공매도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공매도 잔고가 높았던 주요 종목이 크게 올라 공매도 세력은 상당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기준 코스닥에서 공매도 잔고율(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2차전지 양극재 업체인 엘앤에프다. 공매도 잔고금액은 4150억원으로 당시 시가총액의 6.64%에 해당했다. 엘앤에프 주가는 지난해 말 17만3500원에서 지난달 28일 26만2000원으로 51% 올랐다. 반대로 공매도 입장에서는 26만2000원에서 17만3500원으로 33.8% 손실이 난 셈이다. 이 기간 공매도 잔고율은 6.64%에서 3.55%로 뚝 떨어졌다. 해당 기간 엘앤에프의 종가와 공매도 청산 주식 수를 감안한 손실 금액은 약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지난해말 공매도 잔고율 5.39%로 코스닥 시장에서 3번째 많았던 에코프로비엠은 올 들어 주가가 80% 급등했다. 지난달 28일 공매도 잔고율은 2.9%로 절반 가량 떨어졌다. 이 기간 공매도 포지션을 정리한 기관의 손실액은 약 1800억원대로 계산된다.
공매도 잔고율이 높았던 나노신소재, 에코프로, 성우하이텍, 대주전자재료 등도 올해 주가가 급등하면서 공매도 잔고는 절반 가량 감소했다.
공매도는 포지션을 정리하기 위해 장내에서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 만큼 그 과정에서 주가가 더 오르기도 한다. 최근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종목들이 유독 더 많이 오른 것도 공매도 청산에 의한 수급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2차전지 종목들은 연이은 호재성 뉴스에 ETF(상장지수펀드) 패시브 자금 유입, 공매도 청산 등 수급적 요인도 겹쳐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