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숨겨줬어요"…백경사 피살 사건 '사라진 총' 21년 만에 나왔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3.03.0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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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경찰청은 청사 안에 '추모의 벽'을 만들고 2002년 9월 추석 명절 근무 중 괴한의 습격을 받고 순직한 백선기 경사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뉴스1전북경찰청은 청사 안에 '추모의 벽'을 만들고 2002년 9월 추석 명절 근무 중 괴한의 습격을 받고 순직한 백선기 경사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장기 미제로 남아있던 '전주 파출소 백경사 피살 사건' 당시 사라진 권총이 21년 만에 발견됐다.

6일 뉴스1 등에 따르면 전북경찰청 장기미제수사팀은 2002년 9월20일 0시50분쯤 전주 금암2파출소에서 홀로 근무하다가 살해당한 백선기(당시 54세)경사가 소지하고 있던 38구경 총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당시 범인은 백 경사의 목과 가슴 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백 경사의 허리춤에서 총기를 훔쳐 달아났다. 총기에는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이 장전돼 있었다.



경찰은 범인 검거를 위해 대대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하지만 범인 검거에 실패했고 사라진 총기도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이 사건은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이후 2015년 '태완이법' 통과로 살인죄 공소 시효가 폐지되자 전북경찰청 미제사건 전담 수사팀이 이 사건을 수사해왔다.



뉴스1에 따르면 미제사건 전담 수사팀은 지난주쯤 '20여년 전 백경사 피살 사건 당시 현장에서 사라진 총기를 숨겼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제보자는 전주 파출소 백경사 피살 사건 범인으로부터 총을 건네받아 대신 숨겨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첩보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울산으로 향한 경찰은 철거를 앞둔 한 건물에서 녹슨 권총 한 정을 발견했다. 백경사 피살 사건 당시 사라졌던 것과 같은 38구경 권총이었다.


경찰은 해당 총기에 대한 총기 번호를 조회한 결과 당시 사라졌던 권총이 맞는 것으로 확인하고 현재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총기가 발견된 곳이 '2001년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 범인 중 1명과 연관이 있다는 점을 토대로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대전 사건은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충청지역본부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이승만(52)과 이정학(51)이 현금 수송용 가방을 운반하는 피해자(45·은행 출납과장)를 권총으로 살해한 뒤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갖고 도주한 사건이다.

당시 범인들이 사용한 권총은 은행강도 범행 2개월 전 도보 순찰 중인 경찰관을 승용차로 들이받아 의식을 잃게 만든 뒤 훔친 것이었다.

경찰은 이 사건 범인들이 대전 범행 이후 또 다른 강도 범행을 위해 전주 금암2파출소에 침입, 권총을 탈취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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