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적자 과거 버리고 흑자 전환 더 바짝 다가선다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2023.03.0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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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사 2022년 실적 비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조선 3사 2022년 실적 비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수년간 영업적자를 지속해온 국내 조선업계가 적자 폭을 줄이며 턴어라운드를 본격화하고 있다. 고부가·친환경선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흑자를 노리는 모양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1조6135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공시했다. 여전히 적자가 이어졌지만 전년(1조7547억원) 대비 적자 폭이 줄었다.

대우조선해양까지 국내 조선 3사의 지난해 실적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올해부터는 국내 조선업계가 턴어라운드를 노린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미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매출은 17조30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3556억원으로 전년(1조3848억원)과 비교해 적자 폭이 감소했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은 1171억 원으로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도 2015년부터 8년간 지속된 적자를 끊어내고 올해부터 다시 흑자로 돌아서겠다고 예고했다. 지난해 8554억원 영업손실을 보였고, 적자 폭은 전년 대비 34.9%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2% 감소한 5조9447억원이었다.

국내 조선사들은 고부가·친환경선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대규모 수주계약을 따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연초부터 수주 호황을 이어간다. 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61억1000만 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인 157억4000만 달러의 38.8%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수주 목표의 21%를 이미 달성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로 2000억원을 제시했다.

특히 LNG운반선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이 흑자 전환에 청신호를 밝힌다. LNG운반선은 한국이 전 세계 발주량의 80%가량을 수주하고 있는 '효자' 선박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8척의 LNG운반선을 수주했는데, 평균 계약 가격이 3237억원에 달한다. 지난 2일 북미 지역 선사와 LNG운반선 3척을 1조78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척당 수주 금액이 3360억원으로 역대 최고 계약 가격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기준이 높아지며,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 발주도 계속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14일 HMM이 발주한 컨테이너선 7척을 수주했다. 모두 메탄올을 주 연료로 하는 친환경 선박이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친환경 선박 발주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세계적으로 투자 검토가 활발히 진행 중인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시장의 압도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3년 연속 수주 목표를 달성하겠단 포부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첫 수주를 LNG운반선으로 성공했고, 현재 남아있는 선박 수주잔량 113척 중 절반이 넘는 62척이 LNG운반선으로 고수익을 노리고 있다.

조선업계의 관행인 '헤비테일(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 대금을 많이 받는 계약)' 특성상 지난 2년간 수주한 물량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인도됨에 따라 실적이 본격 개선된다. 올해는 충분히 확보된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신규 수주 물량에 상승한 원가를 충분히 전가하며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이미 3년 치 이상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조선해양은 총 197척, 239억5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174억4000만달러의 137.3%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총 46척, 104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89억달러의 117%, 삼성중공업은 총 49척, 94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88억달러의 107%를 달성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은 제한된 도크에서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으로 수주계약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르면 상반기 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오래 이어져 온 적자의 끝이 보이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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