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한강뷰 될 '50살' 여의도 아파트…"5억 더 안 주면 못 팔아"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3.03.0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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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한강뷰 될 '50살' 여의도 아파트…"5억 더 안 주면 못 팔아"


평균나이 50살을 채워가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노후 아파트들이 초고층(50층 이상) 아파트로 탈바꿈할 채비에 나섰다. 재건축을 추진중인 여의도 16개 노후단지에서 거래가 이뤄진 게 지난달 1건에 불과할만큼 '급매'가 사라지는 등 분위기도 달아올랐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970년대 준공된 여의도 아파트의 올해 거래건수는 단 7건이다. 그나마 1월에 6건이 몰렸고, 2월 들어서는 단 1건에 불과했다. 2월 3일 시범아파트 전용 79.24㎡가 16억2700만원에 거래된 게 가장 최근 기록이다.

현재 같은 평형 매물은 21억2800만원부터 시작한다. 5억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팔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여의도 △공작 △광장(1·2동, 3~11동) △대교 △목화 △미성 △삼부 △삼익 △서울 △수정 △시범 △은하 △장미 △진주 △초원 △한양 △화랑 아파트가 대부분 1970년대에 지어져,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훌쩍 넘겼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활용하는 여의도 노후단지가 많다. 신통기획은 서울시가 정비사업 초기 단계부터 관여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다. 행정 절차 간소화로 사업 속도를 높인다. 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받아 사업성이 개선된다.

시범아파트는 신통기획 1호로 재건축을 추진중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시범아파트에 대한 신통기획안을 확정했다. 최고 65층 재건축을 허용했다. 용도지역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됐다. 용적률은 기존 300%에서 400%로 올렸다.


한양아파트도 지난 1월 신통기획안을 통해 용도지역을 제3종일반주거지역(용적률 최고 300%)에서 일반상업지역(최고 600%)으로 상향, 최고 54층 재건축이 가능해졌다. 용도지역을 한번에 두 단계 올린 사례다.

삼부아파트와 대교아파트도 신통기획에 참여할 방침이다. 삼부아파트 재건축 추진위는 지난 1월 신통기획에 따른 정비계획안 신청서를 영등포구청에 냈다. 용적률 500%를 적용해 최고 54층 아파트를 짓는다는 내용이다.

대교아파트는 최근 영등포구청으로부터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승인받았다. 추진위는 연내 조합을 세우고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 상업지역이 섞여있는 여의도는 다른 지역보다 용적률이 더 높아 50층 넘는 초고층 아파트를 추진해도 '수지타산'이 맞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앞장서 규제를 풀고 인세티브를 주는 것도 여의도 재건축 속도를 높이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서울시는 지난 1월5일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확정 공고했다. '35층 룰' 규제를 없애는 게 골자다. 지난달 9일에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조건으로 5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여의도 일대 재건축 규제 완화는 오세훈 시장이 2021년 4월 취임 후부터 공들여온 이슈다. 오 시장은 여의도 일대를 국제금융지구로 조성하겠다며 용적률 종상향 등 규제완화를 내걸었다.

다음달 26일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여부를 결정하는 것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이 규제까지 풀리고 금리가 진정된다면 여의도 재건축 매수심리가 더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와 여의도 노후 아파트 조합 등 주민들의 재건축 추진 의지가 강하다"며 "그동안 재건축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며 주민들의 불만이 많고 실망매물도 종종 나왔는데, 급매 거래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기대감이 커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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