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수천억 손실"…코스닥 깜짝 상승에 공매도 '비명'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3.03.0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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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수천억 손실"…코스닥 깜짝 상승에 공매도 '비명'


예상치 못했던 코스닥 시장의 깜짝 상승에 공매도 세력이 놀랐다.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등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주요 종목의 주가가 대폭 상승하면서 공매도 세력은 수 천 억원대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코스닥 시장의 총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은 0.8%로 올해 초 0.91% 보다 하락했다. 공매도 잔고는 공매도 한 뒤 숏커버(공매도 포지션 청산)하지 않고 남은 물량으로 공매도 잔고가 줄었다는 것은 그 만큼 공매도 포지션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떨어지면 이를 되 사 차익을 실현하는 매매법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이득을 보기 때문에 주가 하락이 예상되거나 주가가 과도하게 급등하면 공매도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공매도가 줄었다는 건 주가가 떨어져서 충분히 차익실현을 했거나 주가가 올라서 손절한 경우다.



최근 코스닥 시장의 공매도 감소는 주가 상승으로 인한 공매도 세력의 손절에 해당한다. 올 들어 지난 3일까지 코스닥 지수는 18.1% 상승하며 이탈리아 FTSE MIB(17.37%), 프랑스 CAC(13.51%), 유로스톡스50(13.2%), 대만 가권(11.7%), 나스닥(11.68%), 일본 닛케이(8.3%), 상하이종합(7.48%) 등 주요국 증시를 제치고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펀더멘털(기초체력) 대비 주가가 과하게 올랐다면 공매도는 오히려 증가했겠지만 코스닥 지수의 추가적인 상승을 우려한 공매도 세력이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공매도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공매도 잔고가 높았던 주요 종목이 크게 오르면서 공매도 세력은 상당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잔고율(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2차전지 양극재 업체인 엘앤에프 (265,500원 ▼1,500 -0.56%)다. 공매도 잔고금액은 4150억원으로 당시 시가총액의 6.64%에 해당했다.


엘앤에프 주가는 지난해 말 17만3500원에서 지난달 28일 26만2000원으로 51% 올랐다. 반대로 공매도 입장에서는 26만2000원에서 17만3500원으로 33.8% 손실이 난 셈이다. 이 기간 공매도 잔고율은 6.64%에서 3.55%로 뚝 떨어졌다. 해당 기간 엘앤에프의 종가와 공매도 청산 주식수를 감안한 손실 금액은 약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말 공매도 잔고율 5.39%로 코스닥 시장에서 3번째로 많았던 에코프로비엠 (257,500원 ▲2,500 +0.98%)은 올 주가가 80% 급등했다. 지난달 28일 공매도 잔고율은 2.9%로 절반 가량 떨어졌다. 주가 상승폭이 큰 만큼 공매도 포지션의 손실도 크다. 이 기간 공매도 포지션을 정리한 기관의 손실액은 약 1800억원대로 계산된다.

공매도 잔고율이 높았던 나노신소재 (143,100원 ▼1,300 -0.90%), 에코프로 (566,000원 ▼1,000 -0.18%), 성우하이텍 (10,230원 ▲180 +1.79%), 대주전자재료 (96,400원 ▼1,300 -1.33%) 등도 올해 주가가 급등하면서 공매도 잔고는 절반 가량 감소했다. 에코프로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3배 올랐다.

공매도는 포지션을 정리하기 위해 장내에서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 만큼 그 과정에서 주가가 더 오르는 숏스퀴즈가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종목들이 유독 더 많이 오르는 것도 공매도 청산에 의한 수급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2차전지 종목들은 연이은 호재성 뉴스에 ETF(상장지수펀드) 패시브 자금 유입, 공매도 청산 등 수급적 요인도 겹치며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매도는 하락장에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가를 떨어트리는 원흉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공매도는 이론적으로 이익은 제한된 반면 손실은 무한대다. 최근 사례처럼 예상 밖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 공매도 역시 상당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주가가 고평가 돼 있다면 공매도는 다시 증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공매도 세력이 비중을 줄였다는 건 2차전지 등 주요 종목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 등 주요 2차전지 종목들의 주가는 과열 양상이긴 하지만 모멘텀(주가 상승 동력)은 여전하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양극재 업체들의 고성장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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