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작 없이도 '인도 스마트폰 1위 탈환'…노태문, 약속지켰다

머니투데이 김승한 기자 2023.03.0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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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신작 없이도 '인도 스마트폰 1위 탈환'…노태문, 약속지켰다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 스마트폰이 인도에서 샤오미를 꺾고 점유율 1위에 올랐다. '가성비' 중심에서 최근 프리미엄 수요가 확대되면서 갤럭시S와 폴더블폰 시리즈 판매량 증가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중국에 이어 전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는 삼성이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요충지다. 삼성은 올 들어 인도를 스마트폰 핵심 생산기지로 키우는 등 현지 공략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만년 2위'에서 1위로...업계 "일시적인 현상 아닐 것"
인도 현지 모델이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인도인도 현지 모델이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인도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갤럭시언팩 기자간담회에서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 1위에 오르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며 현지화 전략과 프리미엄 확대로 점유율 반등을 노리겠다고 밝혔다. 노사장의 바람대로 이뤄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은 20% 점유율로 샤오미(18%)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6%) 대비 4%포인트(p) 증가했다. 인도에서 삼성이 1위에 오른 것은 2020년 3분기 이후 9분기 만이다.

인도는 '중국 텃밭'이라 불릴 정도로 중국 제조사들이 강세다. 수년간 샤오미가 1위를 지키고 나머지는 삼성·오포·비보·리얼미 등 4파전 양상이다. 삼성은 2011~2017년만 해도 인도에서 점유율 1위였지만, 2018년 샤오미에 1위를 내준 뒤 '만년 2위'에 머물러 왔다. 2020년 3분기 24% 점유율로 1위에 오르긴 했지만 곧장 샤오미에 따라잡히며 '깜짝 반등'에 그쳤다.



업계에선 이번 1위 탈환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것으로 본다. 4분기는 신제품 출시가 없어 '신작 효과'가 없었던 데다, 프리미엄 제품의 꾸준한 판매량 증가가 이어져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갤럭시S와 폴더블폰 등이 인도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프리미엄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저가 중심이던 인도는 최근 프리미엄폰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S23은 현지 사전예약 첫날 14만대가 판매되며 기록을 세웠다. 전작인 갤럭시S22보다 2배 많은 수준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1억6900만달러(약 2122억원)에 달한다.

생산기자 인도에 집중...현지화 전략 강화
삼성이 인도 시장을 사수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인도는 미국을 꺾고 전 세계 2위 규모의 스마트폰 시장으로 성장한 만큼 글로벌 제조사들이 주목하는 곳이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1.5배 성장했다. 올해는 10% 가량 성장해 약 1억7500만대의 수요가 예상된다. 최근 몇 년 새 글로벌 스마트폰이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것을 고려하면 더 고무적이다.


삼성은 인도를 스마트폰 핵심 생산 기지로 키우기 위해 차기 폴더블폰(갤럭시Z플립5·폴드5) 초도 물량부터 인도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그간 삼성은 갤럭시S, 폴더블폰 등 플래그십 제품은 경북 구미와 베트남 공장에서 초도 물량을 만들고 일정 기간 이후 일부를 인도로 이전·생산했다. 회사를 대표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작은 품질 문제라도 발생할 경우 치명적일 수 있어서다. 생산 전략에 변화를 주면서까지 인도 시장에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부품 업계 한 관계자는 "현지 생산은 단가를 줄일 수 있어 삼성 입장에선 프로모션 등으로 실구매가를 낮출 수 있고 현지화 전략에도 좋다"며 "중국 대신 인도를 생산 기지로 선택한 것도 단기간에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는 시장이 인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점유율은 0%대에 머물러 있다. 중국 시장을 키우기 위해선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만큼 인도 시장에 우선적으로 집중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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