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혹한기에…'사자의심장'도 3월 상장 포기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3.03.06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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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하트, 3월 내 상장 재추진 계획 변경
"기업가치 제대로 평가받을 때 기다릴 것"

/사진=카카오게임즈/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 (20,200원 ▼250 -1.22%) 히트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 개발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이하 라이온하트)가 3월 내 IPO(기업공개) 재추진 계획을 접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모시장 혹한기'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라이온하트는 올해 오딘 일본·북미 진출 및 신작 공개로 성장성을 입증하겠다는 목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라이온하트는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효력이 유지되는 이달 29일 내에 상장하려던 당초 계획을 접었다. 사실상 연내 IPO도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9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라이온하트는 11월 코스닥 입성을 노렸으나 수요예측 전인 10월 13일 증권신고서 제출을 철회했다. 오딘 흥행에 힘입어 한때 몸값이 7조~8조원까지 거론됐으나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공모가 기준 3조~4조5000억원 기업가치도 '비싸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장 철회 당시 라이온하트는 상장예심 통과의 효력이 유지되는 이달까지는 IPO를 추진하려고 했었으나 최근 계획을 바꿨다. 몸값을 낮춰 급하게 상장을 추진하기보단 공모주 시장이 회복되길 기다려 처음부터 절차를 다시 밟겠다는 것이다. 예상 시가총액이 1조2000억원 내외인데도 수요예측 흥행에 참패한 오아시스를 비롯해 컬리·케이뱅크 등 잇단 대어급 종목들의 상장 철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라이온하트 관계자는 "올해 자본시장 상황이 지난해보다 좋다고 볼 수 없다"라며 "상장에 대한 의지를 확고하지만,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을 기다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금공백 없다"…올해 '오딘' 이을 신작 공개
/사진=라이온하트스튜디오/사진=라이온하트스튜디오
올해 라이온하트는 오딘 영토 확대에 나선다. 매출의 100%가 오딘에서 나오는 만큼 게임의 수명연장이 회사 실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매출이 주춤했던 오딘은 2분기 일본, 4분기 북미·유럽에 진출해 성장을 꾀한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진출 모멘텀으로 2022년과 유사한 5528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의 흥행작에만 의존하는 구조'를 뜻하는 '원히트원더'가 라이온하트의 최대 약점인 만큼 신작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당초 라이온하트는 신작 개발에 공모자금을 활용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상반기 기준 92%를 넘는 영업이익률로 대표되는 호실적에 1161억원에 달하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활용, 신작 개발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라이온하트 매출은 2018억원, 당기순손익 1185억원으로 주요 종속회사 중 압도적인 실적을 냈다.


실제 라이온하트는 현재 프로젝트C·S·Q·V 등 4개 신작을 준비 중이다. 이 중 프로젝트V는 1980년대 RPG(역할수행게임) '로그'를 본뜬(로크라이크) 캐주얼 RPG로, 올 연말 출시 가능성이 점쳐진다. 나머지 신작도 2024년 출시 목표다. 라이온하트 관계자는 "게임 파이프라인 확대로 매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명확하게 실적이 뒷받침되는 만큼, 상장은 시점의 문제이지 자신감은 충분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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