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사진=김창현 기자 chmt@
카카오와의 치열한 접전에서 하이브가 승기를 잡은 데에는 이 전 총괄의 남은 3.65% 지분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 전 총괄은 지분 18.45% 중 14.8%(352만3420주)를 4228억원에 하이브에 남기고, 남은 3.65%엔 풋옵션을 걸었다. 기업결합 승인을 받은 시점 또는 거래종결일로부터 1년이 되는 시점 가운데 빨리 도래하는 시점으로부터 1개월 이내에 하이브에 팔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이 전 총괄이 여전히 3.65%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들어 "(카카오에) 신주를 발행할 경우 SM의 경영권이나 지배권에 대한 이 전 총괄의 영향력이나 주주로서 갖는 비례적 이익이 약화되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SM이 (카카오 대상 신주발행으로) 기존 주주들의 보유 주식 가치 하락이나 지배력 약화 등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SM이 향후 제3자 배정 유상 증자시 카카오에 우선협상권을 준 것도 재판부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는 "이 전 총괄의 SM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카카오의 SM 경영권이나 지배권에 미치는 영향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우선협상권은 전략적투자자의 지분 희석을 방어하기 위한 조항으로, 투자계약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문구"라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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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카카오엔터가 확보한 '실탄'을 바탕으로 공개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카카오엔터는 사우디국부펀드(PIF)·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부터 1조1540억원을 유치, 지난달 24일 8975억원이 입금됐다. 다만 당초 지분 인수가격(9만원)보다 훨씬 높은 13만~15만원에 주식을 공개매수하기엔 비용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카카오가 SM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하이브와 협업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하이브 진영에 네이버가 있다는 점에서 불편한 동거를 할지도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