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르는 3월 주총 시즌…행동주의 펀드 공세에 시끌시끌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3.03.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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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개 기업, 주주제안 안건으로 상정…의결권 확보 신경전도

막 오르는 3월 주총 시즌…행동주의 펀드 공세에 시끌시끌


오는 15일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를 시작으로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올해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세가 거센 만큼 정기주총에서도 행동주의 펀드와 상장사가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거래소와 업계에 따르면 이달 정기주총에서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한 기업은 약 20곳에 이른다. 시장에서는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하는 기업이 최대 50곳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들의 행보가 눈에 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은 JB금융지주 (11,980원 ▼110 -0.91%)와 오는 30일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맞붙는다. 얼라인 측은 JB금융지주에 보통주 현금배당을 주당 900원에 지급할 것과 김기석 사외이사 후보를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얼라인은 JB금융지주 지분 14.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JB금융지주 측은 얼라인의 주주환원 정책 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JB금융은 주주환원 정책으로 결산배당금을 주당 715원으로 책정했다. 연간 주주환원율 27% 수준이다.



JB금융지주는 지난 2일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참고서류를 공시하고,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는 등 전면전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이하 FCP) 연대는 지난달 KT&G (89,600원 ▼200 -0.22%)를 대상으로 의안상정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KT&G에 정기주주총회에서 보통주 현금배당 주당 1만원, 자기주식 취득의 건, KGC인삼공사 인적 분할, 사외이사 차석용 선임의 건, 사외이사 황우진 선임의 건 등을 상정할 것을 요구했다.

안다자산운용도 KT&G가 KGC 인적 분할상장과 리브랜딩, 사외이사 추가 증원 등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KT&G 측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적법한 주주제안 안건은 주주권을 존중해 모두 상정하기로 했다. 다만 관련 법령에 비춰 적법하지 않은 일부 안건은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FCP가 제기한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 (622,000원 ▼1,000 -0.16%)BYC (38,700원 ▼2,050 -5.03%)에 배당 성향 제고 등을 주주 제안했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KISCO홀딩스에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을 요구했다.

앞서 얼라인이 행동주의 캠페인의 대상이 됐던 에스엠 (78,100원 ▲2,000 +2.63%)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우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현재 SM 이사회는 장철혁 SM CFO(최고재무책임자), 김지원 SM 마케팅 센터장, 최정민 SM 글로벌 비지니스 센터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하이브에게 지분을 매도한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는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프레지던트, 정진수 하이브 CLO(최고법무책임자),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을 선임해 달라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올렸다.

이외에 일반 소액주주들이 제시한 주주제안도 정기주총에 상정됐다. 광주신세계 (30,600원 ▲350 +1.16%)는 오는 22일 정기 주총에 주주가 제안한 배당과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정기주총에 안건으로 올렸다. 사조산업 (35,700원 ▼750 -2.06%), ES큐브 (2,350원 ▼40 -1.67%), 휴마시스 (1,759원 ▼39 -2.17%), 한진칼 (55,700원 ▼1,700 -2.96%), 디엔에이링크 (2,720원 ▼100 -3.55%), 한국철강 (11,760원 ▼20 -0.17%) 등도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개인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연기금 등의 책임 투자 중요성이 커지면서 주주 행동주의가 부상하게 됐다"며 "경기침체,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안한 증시 상황 속에서 '주주 행동주의'가 국내 증시 메인 테마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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