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일장기' 주민 "내가 피해 봐…저들을 처벌하라" 경찰 수사 요청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2023.03.03 15:56
글자크기
3·1절 일장기를 내건 세대의 부인으로 추정되는 댓글도 커뮤니티에 게재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3·1절 일장기를 내건 세대의 부인으로 추정되는 댓글도 커뮤니티에 게재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3·1절(삼일절)에 일장기를 게양했던 세종시 한 아파트 주민이 자신의 집 앞에서 항의한 이들을 처벌해달라며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이 가운데 주민들을 중심으로 평일 태극기 게양 운동이 번지면서 '일장기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3일 세종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세종시 한솔동의 한 아파트 베란다에 일장기를 게양해 항의를 받은 한 주민은 전날 국민신문고를 통해 '항의하러 집을 찾아온 사람들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접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항의하러 온 이들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의 민원이 접수됐다"며 "현재 해당 사건을 수사팀에 배정한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3·1절인 지난 1일 세종시 한솔동 한 아파트 발코니에 일장기가 게양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날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일장기를 내려 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해당 세대를 방문했지만 세대원을 만나지 못했고, 이후 요구사항을 전달했으나 세대원이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온라인을 통해 논란이 확산되면서 세종시 관계자와 입주민 수십명이 해당 가구에 몰려가는 등 항의가 빗발쳤고, 이날 오후 4시쯤 일장기는 내려갔다. 30대 부부로 추정되는 세대원들은 주민들에게 "한국이 싫어서 그랬다(일장기를 걸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자신들을 '일본인'이라고 주장했지만 세종시는 "입주자카드엔 한국인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3·1절 당일 세종시 한 아파트에 일장기가 내걸려 논란이 된 가운데, 이번엔 같은 지역 한 주민이 한 달 동안 태극기를 걸겠다고 나섰다. /사진=네이버 카페 '세종시닷컴'3·1절 당일 세종시 한 아파트에 일장기가 내걸려 논란이 된 가운데, 이번엔 같은 지역 한 주민이 한 달 동안 태극기를 걸겠다고 나섰다. /사진=네이버 카페 '세종시닷컴'
3·1절 일장기 논란은 평일 태극기 게양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전날 같은 지역의 한 주민은 한 달간 태극기를 게양하겠다며 인증 사진을 남겼다. 이 주민은 "저녁엔 거두고 아침에 다시 걸고 한 달 동안 (태극기를 게시할) 예정"이라며 동참을 권했다.

해당 게시물이 퍼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들 교육용으로도 한 달 내내 걸겠다' '아름동인데 태극기 걸었다' 등의 인증 게시물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일부 시민과 지역 시민단체는 2일 오후 일장기가 게양됐던 곳 앞에서 '3·1절에 일장기를 다는 매국노' '일본으로 가라' 등 구호를 외치며 항의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일장기를 내건 세대원으로 추정되는 댓글도 커뮤니티에 게재됐다. 세종시의 한 지역 커뮤니티에 따르면 해당 댓글 작성자 A씨는 "히노마루를 게양한 집의 처"라며 본인을 소개한 뒤 "온갖 욕설과 불법행위 아주 가관이었다. 네가 글 올려서 덕분에 잘 고소했다"고 말했다. 히노마루는 일장기의 일본식 표현.

A씨는 또 "합의 없다"며 "욕설한 게 애국이라는 수준 보니 참 기가 막힌다. 약식기소 통보서 나오면 남편한테 잘 숨기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자 이 글 또한 논란이 됐다. 누리꾼들은 "정말 당사자가 쓴 게 맞다면 추방시켜야 한다" "같은 지역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와 같은 댓글을 썼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