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원 급락하다 100원 급등…롤러코스터 타는 '원/달러 환율'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3.03.03 05:00
글자크기
200원 급락하다 100원 급등…롤러코스터 타는 '원/달러 환율'


원/달러 환율이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연초까지 200원가량 내린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이후 한 달 새 100원 가까이 급등했다. 최근 환율이 국내보다는 대외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한동안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원 내린 1315.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6.1원 급락한 1306.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낙폭을 반납한 뒤 1310원대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 움직임은 중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위안화 강세 영향을 받았다. 지난 1일 발표된 중국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50.1) 대비 2.5포인트 상승한 52.6으로 시장 예상치(50.6)를 상회했다. 서비스업 PMI도 56.3으로 예상치(54.9)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위안화와 '위안화의 프록시(Proxy·대리) 통화'로 불리는 원화도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의 달러화 대비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592위안(0.86%) 내린 6.8808위안으로 고시했다. 그만큼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주초 105까지 뛰었다가 이날 104 중반대로 내려앉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국내 요인보다 대외 요인에 크게 좌우되는 모습이다. 이날은 중국 영향을 받았다면 주초에는 미국 영향으로 급등세를 연출한 바 있다. 지난 주말 사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발표된 영향이다.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았다는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긴축 고삐를 더 세게 죌 수 있다는 우려는 더 커졌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지난 27일 연고점을 또다시 갱신했다.

반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23일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이후 외환시장은 상대적으로 고요했다.


외환당국 역시 최근 원/달러 환율 움직임은 국내적 요인보다는 미국 통화정책 방향 등 대외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본다. 다만 환율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외환수급상 쏠림이 나타나지 않도록 모니터링 등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환율이 변동하고 있는 것은 작년에 이어서 국내적 요인보다는 미국의 최종금리 수준과 그 지속기간에 관한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환율에 쏠림 현상이 있거나 변동성이 너무 커지면 국내 금융시장 안정이나 물가에 주는 영향을 고려해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의 롤러코스터 장세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기조를 가늠할 수 있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이달 말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선 지난해와 같은 브레이크 없는 달러화 독주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 하반기 '킹달러'(달러화 초강세) 현상은 연준의 독보적인 긴축 속도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유로존의 에너지 수급 이슈 및 침체 우려, 파운드화 폭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여서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과 달리 올해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비교적 양호한 유로존 경제, 매파적 ECB(유럽중앙은행) 등이 달러화의 나홀로 강세를 제약할 것"이라며 "현재 제반 여건을 더 크게 왜곡할 수 있는 지표들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달러화 강세가 계속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