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맥 가격 오른다" 기대감에 급등한 주류株, 정부 제동에 약세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3.03.0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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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맥 가격 오른다" 기대감에 급등한 주류株, 정부 제동에 약세


소주와 맥주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관측에 급등했던 주류주가 약세다. 정부가 공공요금 인상 속도 조절에 이어 주류 가격 인상에도 제동을 걸면서다. 주류업체가 당분간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하락세를 탄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으로 주류 제조·판매업체 하이트진로 (20,950원 ▼50 -0.24%)롯데칠성 (125,900원 ▼1,200 -0.94%)의 주가는 지난달 20일과 비교해 각각 5.31%, 2.32% 하락했다. 무학 (5,110원 ▲20 +0.39%)제주맥주 (1,257원 ▼1 -0.08%)도 같은 기간 6.03%, 5.44% 떨어졌다.



연초 저점을 기록하던 주류주는 지난달 20일 소주, 맥주 등 주류 출고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는 관측에 급등했다. 올해 1월2일과 비교해 지난달 20일 하이트진로 (4.09%), 롯데칠성(1.35%), 제주맥주(27.81%), 무학(21.46%)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주류주의 강세는 얼마 가지 못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국회에 출석해 "소주 등 품목은 우리 국민들이 정말 가까이 즐기는 물품"이라며 "물가 안정은 당국의 노력과 정책도 중요하지만 각계 협조가 굉장히 필요하다"고 말해서다.



정부가 사실상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걸자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칠성 등 주류판매업체가 당분간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주류주도 8거래일만에 연초 상승 폭을 일부 혹은 전부 반납하게 됐다.

주류업계에선 정부의 물가 안정 주문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원래 주류는 소비자가 가격 인상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품목이라 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며 "최근 제조업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전기세, 인건비, 물류비, 원재료 가격이 대폭 올랐다. 업계에선 가격 인상 요인이 뚜렷한데 정부가 물가 안정을 주문해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가격 통제가 물가 안정에 도움을 주기보다 시장에 혼란을 가져온다는 의견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신이나 은행은 어느 정도 공공성이 있지만 식품이나 주류업계에 가격 동결을 요청하는 것은 과하다고 볼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라도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 어렵고 (가격 통제가) 품질 문제나 추가적인 가격 인상 압력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주문과 별개로 주류업체 주가에 대해 밝은 전망을 내놓는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류시장 성장을 전년 대비 3~5%로 전망한다"고 했다. 다만 "올해 1분기까지 판가 인상 효과가 유효한 만큼 사실상 올해도 생산능력 성장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맥주 수요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 소주 수요는 소폭 증가를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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