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 중기장관 "스톡옵션 부여 근로자에겐 52시간제 예외해야"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23.02.2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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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벤처·스타트업 근로시간 제도개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벤처·스타트업 근로시간 제도개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8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받았거나 전문성·재량성이 높아 일정소득 이상을 받는 근로자들에게는 근로시간규제 적용을 제외해달라고 관계부처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벤처·스타트업 근로시간 제도개편 간담회'에서 "이런 근로자들의 경우 공동창업자에 준할만큼 회사와 파트너십으로 묶여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톡옵션 부여 근로자에 대한 근로시간 규제 유예 요청은 기업 대표들에게서 먼저 제기됐다. 시선추적 기술을 개발한 박재승 비주얼캠프 대표는 "스톡옵션을 통해 근로자들에게도 일종의 사업권을 준 것으로 회사가 잘 되면 직원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간다"며 "그런 차원에서 스톡옵션 부여 직원들에게 한해서라도 근로시간에는 자율권을 부여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사실 3월 중 정부의 근로제도 개편에 대한 입법예고 발표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분위기에서 당장 새로운 목소리를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아직 시간이 남아있으므로 어떤 식으로든 강력하게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벤처·스타트업 근로시간 제도개편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중소벤처기업부가 2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벤처·스타트업 근로시간 제도개편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12개 벤처·스타트업 대표들은 그밖에 '주52시간 근로제'가 효율성이 떨어지는 사례들을 공유했다.

유전체 분석 솔루션기업 메디사피엔스의 강상구 대표는 "90년대생 이후 직원들은 대부분 스스로 근로시간을 준수하고 있다"며 "그런데 굳이 근로시간을 규제해 옭아매고 언론에서 떠드니까 괜찮던 직원들도 근로시간을 줄이려고 들뜨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콘텐츠, 디지털 시대에 굉장히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환경 블록 제조사 삼일리드텍의 유재균 대표도 "법률이나 규제가 없어도 근로시간이나 임금에 대한 불만이 있으면 어차피 그 기업은 도태될 것"이라며 근로시간 규제를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로자들이 몇 시간까지 연장근로를 해도 상관이 없다고 동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실제 벤처기업협회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2021년 기업 230개사를 대상으로 '기업규제 강화에 대한 기업인 인식조사'를 시행한 결과, 개선시급과제로 주52시간제 등 노동규제를 꼽은 응답이 39.4%로 1위를 기록했다.

중기부는 근로시간 제도 관련 간담회를 이어가며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오는 3월 근로시간 제도개선 발표를 앞둔 고용부 등 관계부처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이 장관은 "개정안은 과거보다 친기업적일 것이고 창의성이 필요한 기업들, 노동 유연성을 보장해야 하는 기업들을 위한 배려가 상당부분 담길 것"이라며 "중기부에서 최종안 잉크가 마를 때까지 고용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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