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존폐까지 걸린 첨단기술 유출… 공격도, 방어도 전문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3.03.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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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촌 신산업IP팀' 임형주 변호사, 이원재 변리사, 조세윤 변리사 인터뷰

율촌 신사업IP팀 이원재 변리사, 임형주 변호사(팀장), 조세윤 변리사(왼쪽부터)/사진제공=율촌율촌 신사업IP팀 이원재 변리사, 임형주 변호사(팀장), 조세윤 변리사(왼쪽부터)/사진제공=율촌


"IT(정보기술), BT(바이오기술), ST(항공우주기술) 등 첨단 테크기업들에게 기술 등의 영업비밀은 핵심 자산이기 때문에 영업비밀 침해 관련 대응이나 예방이 매우 중요합니다."

첨단 산업분야에서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응급대응과 자문, 관련 민형사 사건을 수행하는 법무법인(유) 율촌(이하 율촌) 신산업IP팀을 이끌고 있는 임형주 변호사는 27일 서울 삼성동 율촌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영업비밀 침해 사건은 증가하고 있고 영업비밀 침해가 회사의 경영 활동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율촌 신산업IP팀은 지난 4년간 400여건의 영업비밀 침해 관련 자문, 소송 업무를 진행했다. 연간 100여건 사건을 해결한 셈으로 현재도 수십건의 영업비밀 침해 건을 수행하고 있다. 8명의 파트너변호사를 포함해 약 30여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트랙레코드가 쌓이고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최근 인력을 확충하며 팀 구성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특허청 기술경찰 출신인 이원재 변리사가 합류했고 앞서 대검찰청 특허수사자문관 출신 조세윤 변리사도 영입했다. 이외에도 유관기관 경험 등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을 꾸준히 영입중이다.

특히 팀 구성원 대부분이 공대 출신이다. 컴퓨터공학, 전기전자공학, 제약·바이오공학, 기계공학 등 전공도 다양하다. 이원재 변리사는 "기술적인 내용이 많은 사건 특성상 사건 내용을 이해하는 데 거부감이 덜 하다"며 "빠르고 정확한 증거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해도와 전문성이 높아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 상표권 침해 등 다른 지식재산권 침해 사건보다 영업비밀 침해 사건은 더 복잡하고 전문성을 요한다. 회사의 존폐나 주요 경영활동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임 변호사는 "고객이었던 한 기업은 상장(IPO)를 추진하다가 영업비밀 침해 소송이 제기되면서 상장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가장 어려운 사건은 초기 대응을 잘못했을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이 영업비밀 침해가 의심되는 경우에 전문가에게 먼저 오기보다 조용히 처리하기 위해 사설 업체에 포렌식 조사를 맡기거나 의심되는 직원을 조사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럴 경우 증거를 없애거나 증거 무결성이 떨어져 소송에서 증거로 사용하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기술 탈취 방법이 고도화되며 증거를 찾기 어려워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정보 내용을 녹음해 음성파일로 유출한 경우도 있다고. 임 변호사는 "USB, 사진이나 메일로 유출하는 경우가 많아 포렌식 조사때 음성파일은 일반적으로 조사하지 않았는데, 사전에 이런 사례에 대한 정보를 듣고 찾아낸 경우"라고 말했다.

초기 대응부터 전문가에 맡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다. 율촌 신산업IP팀은 포렌식 조사까지 직접 하기 때문에 증거 수집의 전문성도 높고 적발 이후에 소송 대응에도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임 변호사는 "법적 환경에서 증거에 대한 완벽성이 중요해지는 추세여서 초기 대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소송 과정에서 수많은 증거 가운데 영업비밀 유출의 목적이나 피해 등을 입증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첨단산업의 영업비밀 침해는 국가간의 싸움일 정도로 중요한 문제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국가핵심기술을 선정해 해외 유출이 방지되도록 수출 등을 관리하고 있는데 율촌 신사업IP팀은 이와 관련한 자문도 하고 있다. 임 변호사는 "기술 유출 사건을 많이 맡다보니 어떻게 하면 기술유출을 막을 수 있는지도 알 수 있다"며 "국가핵심기술 유출을 방지하면서도 해외 수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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