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최고 21% 오른 '탄소배출권 ETF'… 투자전략 어떻게?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3.03.0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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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탄소배출권, 톤당 100유로로 정점… "단기보다는 중장기 전략 짜야"

한달새 최고 21% 오른 '탄소배출권 ETF'… 투자전략 어떻게?


탄소배출권 ETF(상장지수펀드)가 친환경 규제 강화 등 영향으로 한 달 새 최고 21%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유럽탄소배출권 가격이 톤당 100유로(약 14만원)로 정점을 찍은 상태에서 ETF의 상승세가 지속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추가 상승보다는 중장기적 전망에서 정책과 탄소배출권 가격 흐름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코스피 2% 내릴 때 '최대 21%' 오른 탄소배출권 ETF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 ETF'의 1개월 수익률은 21.7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26% 떨어졌다.



또 다른 탄소배출권 ETF인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ETF의 수익률은 18.68%,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 ETF는 18.51%,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ETF는 18.27%다.

탄소배출권 ETF들이 높은 수익률을 내는 이유는 올해 들어 친환경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12월 유럽연합(EU) 의회 및 이사회는 탄소국경조정 제도(CBAM) 법안을 잠정 합의했다. 같은 달 유럽 배출권 거래 제도(EU Emissions Trading System) 개정안에 대한 잠정 합의도 이뤄졌다.



CBAM 체제가 시행되면 EU 역내 수입품에 대해서도 탄소국경세로 불리는 온실가스 배출 관련 비용을 부과한다. 또 국가별 온실가스 배출 규제 차이에 따라 수입품의 가격 차이가 날 경우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이러한 차이를 메꿔야 한다.

지난해 배출한 탄소에 대한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제출하는 마감 시한이 오는 4월인 점을 감안해 투기성 수요도 몰리고 있다.

덕분에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은 지난 21일 처음으로 톤(t)당 101유로를 넘어섰다. 그동안 톤당 100유로는 유럽 탄소배출권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꼽혔다. 이후 탄소배출권은 90유로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 "단기적 추가상승 어려워… 중장기 전망 '밝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탄소배출권 가격이 한번 정점을 찍은 만큼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천기훈 신한자산운용 ETF컨설팅팀 팀장은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가격 부담과 지정학적 요인으로 발생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이슈로 탄소배출권 ETF는 변동성을 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탄소배출권 ETF 투자는 여전히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상무는 "올해 단기적으로 탄소배출권 ETF 하락 요인 등이 있지만, CBAM 도입, 유럽 배출권 거래제도 개정 등으로 인해 관련 ETF는 지속해서 우상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탄소배출권 공급은 지속해서 감소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공급 감소로 인해 장기적으로 관련 ETF가 우상향할 것"이라며 "가격 조정이 올 때마다 분할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천 팀장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정책의 흐름과 탄소배출권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ETF 투자의 기회가 지속적으로 발생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책적인 부분에 주목해 투자 판단을 해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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