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증시 침체로 상장에 나선 바이오 기업들이 적게는 한자릿수 경쟁률로 공모희망가 하단보다 대폭 낮아진 가격으로 상장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특히 바이오 공모 경쟁률이 1000대 1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21년 8월 상장한 HK이노엔 이후 약 1년 반만이다. 지난해 11월 상장 철회 이후 재도전을 통해 공모 규모 축소 및 희망밴드가를 조정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바이오기업 취약점으로 꼽히는 실적 역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매출액 173억원, 영업이익 30억원에서 2021년 매출액 306억원, 영업이익 75억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역시 3분기 누적 매출액 292억원, 영업이익 58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공모로 확보되는 130억원 규모의 자금 대부분을 시설투자에 투입하는 만큼, 중장기적 추가 외형 확대 역시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정부가 이날 오전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전략 회의'를 열고 해당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점 역시 상장 후 전망을 밝히는 요소다.
다만 불안요소도 남아있다. 올해 들어 전반적인 주가지수 상승 속 바이오업종 관련 지수는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29일 2634.49로 장을 마감했던 KRX헬스케어 지수는 이날 2535.97을 기록했다. 두달 간 약 3.7% 하락한 수치다. 하락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16.5% 상승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지수 변동폭이 적은 코스피 지수 역시 7.9%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바이오 투심 냉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중소형 공모주 중심 따상 역시 아직 바이오기업이 포함되지 않은 현상인 만큼, 상장 이후 무조건적인 주가 상승을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연초 국내 증시 상승세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태세전환도 변수다. 외인들은 올 들어 연일 순매수세로 일관하며 국내 주가지수 상승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환율 상승 속 지난주 코스피에서 7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매수 행진을 마감했다. 여기에 한동안 완화에 무게가 실렸지만, 다시 고개를 든 미국 연방준비제도 긴축 정책 기조 유지 전망 역시 투심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투자업계 바이오 전문 운용역은 "지난해 전반적 증시 침체 속 유독 외면받았을 당시에도 자본시장이 바이오 업종을 완전 배제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옥석가리기에 집중하며 기회를 기다리는 움직임도 많았다"며 "다만 변동성이 큰 바이오 업종의 경우 개별 기업의 경쟁력 뿐만 아니라 전반적 증시 안정이라는 전제조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