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 파머' 덕에 1조 클럽 간 두산밥캣, 수성 전략은?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2023.03.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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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 콤팩트 트랙터. /사진=두산밥캣두산밥캣 콤팩트 트랙터. /사진=두산밥캣


두산그룹의 핵심 캐시카우로 성장한 두산밥캣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올해 '내실 다지기'에 들어간다. 자율주행·전동화·인공지능(AI) 제품들을 통해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두산밥캣은 오는 14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건설장비 전시회 '콘엑스포(CONEXPO) 2023'에 참가한다고 1일 밝혔다.



두산밥캣은 전시회에서 △완전 전동식 로더 T7X △1~3톤(t)급 전기 굴착기 E10e, E19e, E32e △전기 콘셉트 모델 등 전동화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술 부문에서는 △충돌 경고 및 회피 기술 △원격 조종 △인텔리전트 컨트롤 △텔레메틱스 시스템 등을 공개한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8조6219억원, 영업이익 1조716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실적은 GME(농업 및 조경 장비) 제품 판매 증가 덕에 가능했다. 지난해 GME부문에서만 1조원 이상 매출을 책임졌다. 신사업 비중이 커진것도 눈길을 끈다. 전체 매출의 10% 이상이 신사업에서 발생했다.



주력인 미국 시장에선 '하비 파머'(취미로 농사를 짓는 사람) 열풍에 농기계 수요가 급증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북미를 중심으로 소규모 취미 농사 트렌드가 번졌다. 팬데믹 이전에도 탈도심화·소규모 농사 등이 유행을 타고 있었는데, 코로나19가 유행에 속도를 붙였다. GME 제품은 2019~2022년 북미 지역에서 연평균 성장률 56%의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왔다.

고성장을 계속 이어가긴 어렵다.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과 코로나19 종식, 판촉비 증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졌다. 두산밥캣은 올해 전망으로 지난해보다 낮은 매출액 9조2262억원, 영업이익 8978억원을 제시했다.

두산밥캣은 올해를 내실을 다지는 시기로 판단하고, 고부가 가치 분야 투자에 힘쓴다. '콘엑스포 2023'에서 전동화 제품과 원격 조종, 인텔리전트 컨트롤 등 기술을 공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 최초 완전 전동식 트랙로더 'T7X'는 유압시스템을 제거하고 구동하는 모든 부위를 전동화한 제품이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소음과 진동을 줄였다. 건설기계 업계 최초로 디젤 등 내연기관은 물론, 유압 시스템까지 배터리로 대체해 2022 CES 혁신상을 받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T7X는 북미 지역의 대형 렌털사 썬벨트 렌털을 시작으로 판매 중이다.

두산밥캣은 또 올해 상반기 중 콤팩트 트랙터 자체 생산 양상을 시작한다. 지난해 10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스테이츠빌 공장에 7000만달러를 투자해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증설한 공장에서 콤팩트 트랙터를 자체 생산해 마진을 늘린다.

북미서 입증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럽 GME 시장 공략 전략도 세웠다. 두산밥캣의 스키드 로더, 트랙 로더, 소형 굴착기 등 주요 제품은 유럽에서 이미 판매 중이다. GME 제품 중에는 미니 트랙 로더, 소형 굴절식 로더가 출시돼 있지만 비중이 작다. 최근 콤팩트 트랙터 출시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유럽 GME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잔디깎이 등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두산밥캣은 2027년까지 글로벌 GME 매출을 연 2조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초반 성장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시장 확대와 함께 자율주행·전동화·인공지능(AI) 제품들을 통해 내실을 다지고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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