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 휴마시스 경기도 군포공장 /사진=박미리 기자
주총이 예정됐던 오전 9시가 됐다. "주총 시작합니다. 빨리 입장해주세요. 늦으면 (의결권) 행사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휴마시스 직원 5명의 외침에 허공에 울려퍼졌다. 하지만 문이 바로 닫힌 건 아니었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10분 정도까진 입장시키려 한다"고 전했다. 오전 9시 이후 주주 5명 정도가 1~2분 간격으로 분주히 주총장에 들어갔다. 10분이 지나자 회사는 군포공장을 에워싼 출입문을 닫았다. 주총은 위임장 확인에 시간이 걸려면서 오전 10시40분께 시작됐다. 끝난 시간은 약 1시간 후인 오전 11시50분이다.
28일 오전 출입문이 닫힌 휴마시스 군포공장 /사진=박미리 기자
그나마 휴마시스가 안도한 건 이사회를 장악했다는 것이다. 휴마시스는 지난달 말 최대주주가 차정학 대표에서 아티스트코스메틱으로 바뀐 뒤 새로운 이사회 구성을 예고했다. 이로써 김학수 미래아이앤지 (1,145원 ▼54 -4.50%)(아티스틱코스메틱 모회사) 대표와 강승훈 미래아이앤지 이사가 사내이사로, 노병렬 대진대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회사는 전날 김성곤 인콘 대표(사내), 조병수 의사(사외), 김종환 전 명진냉동 대표(감사) 등 다른 후보들에 대해선 추천을 철회하고 내달 정기 주총에 다시 후보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물론 주총이 진행된 현장에서 갈등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주주들 사이에서 크고 작은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 A씨는 "한 주주가 차정학 대표에 '당신만 돈을 벌고 나가는 이유가 무엇이냐' '미래아이앤지에 회사를 맡기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항의했다"며 "차 대표는 '안정적 경영구조, 새로운 투자 관점이 필요하다고 봤고 미래아이앤지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주주 B씨는 "배당을 하라는 요구가 나왔다"며 "주주들끼리 서로 '조용히 하라'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고 했다.
주총장 입장 전 주주들의 신분증을 복사한 것과 관련해서도 반발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일부 주주들은 개인정보 유출 및 악용 우려를 제기했다. 익명을 요청한 변호사 D씨는 "대리인이 주총에 출석하는 경우 신분증 사본을 요구하기는 하지만 필수는 아니다"라며 "사본을 요청하는 경우에도 사본 보유기간이나 파기 등에 대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휴마시스 측은 "주소 등 개인정보를 가려달라는 요청에 대해선 모두 반영했고 복사지에도 주총용이라는 표기를 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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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마시스는 내달 17일 정기 주총에서 주주들과 또 한 번의 표 대결을 앞뒀다. 정기 주총에는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상근감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감사 보수한도 승인 등 6개 안건이 올라왔다. 김성곤·조병수·김종환 씨 외에 추가된 경영진 후보는 김인환 미래아이앤지 사내이사, 신민규 미래아이앤지 팀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