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정부는 세수 감소·탄소중립 역행 등을 고려해 유류세 할인 혜택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다만 중국 리오프닝(경제 재개)·러시아 원유 감산 결정 등에 따른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은 변수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 23일부로 경유 가격을 역전했다. 지난해 6월 13일 경유 가격(2074.89원)이 휘발유 가격(2074.3원)을 앞선 이후 8개월여만이다. 휘발유 가격이 경유 가격을 따라잡은 것은 정부가 올해부터 휘발유의 유류세 인하율을 37%에서 25%로 12%포인트(p) 축소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휘발유 가격은 100원 가까이 올랐지만 경유 가격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수요가 가라앉으며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싱가포르 시장에 따르면 24일 기준 배럴당 국제휘발유(92 RON) 가격(94.62달러)과 국제경유(황 0.05%) 가격(100.02달러) 간 차이는 5달러 수준이다. 한 달 전만 해도 20달러에 달했던 가격차가 크게 좁혀진 셈이다.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19일 경북 포항시 북구에 있는 한 주유소에서 경유가 휘발유 보다 70원 싸게 판매되고 있다.2023.2.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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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차를 고려해 유종별 할인폭을 조정할 수도 있다. 경유에 인하 혜택이 쏠려있는 현행 구조를 유지할 경우 휘발유 가격만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튈 수 있어서다.
세수 손실 문제도 정부가 유류세의 환원을 고려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걷은 교통세는 전년 대비 5조5000억원 줄었다. 이 밖에 대기오염 등 탄소중립을 역주행한다는 비판도 부담이다.
한편 유류세 정책의 최대 변수는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다. 지난해 배럴당 100달러에 웃돌던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선 8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다만 중국의 경제 재개에 따른 수요 폭증, 러시아의 원유 감산에 따른 공급 차질 가능성으로 유가가 다시 뛸 가능성도 있다. 이미 해외 경제전망 기관들은 올해 중국 경제회복을 기반으로 원유 수요 전망치를 최대 100만배럴 높였다. 반대로 최근 러시아가 3월부터 일일 원유 생산량 50만배럴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은 공급난을 키울 악재로 꼽히고 있다.
한국은행은 전날 발표한 해외경제 포커스 '최근 글로벌 원유시장 주요 수급요인 점검'에서 "향후 원유시장은 경제적 변수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양한 지정학적 요인에 따라 변동을 나타낼 것으로 보여 모니터링과 분석이 긴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