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보러 15시간 운전하고 왔어요" LAA 캠프 찾은 일본인 가족 [★현장]

스타뉴스 신화섭 기자 2023.03.0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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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에 위치한 LA 에인절스 스프링캠프 디아블로 스타디움 전경. 짙게 드리워진 먹구름이 보인다.  /사진=이상희 통신원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에 위치한 LA 에인절스 스프링캠프 디아블로 스타디움 전경. 짙게 드리워진 먹구름이 보인다. /사진=이상희 통신원


[템피(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지난 달 27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의 스프링캠프인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의 디아블로 스타디움.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 때문에 야구장 내야에는 이미 방수포가 펼쳐져 있었다.

다행히 비는 그쳤지만 바람을 동반한 쌀쌀한 날씨는 전형적인 애리조나의 햇빛 찬란한 따듯한 모습이 아니었다. 템피의 이날 오전 기온은 섭씨 영상 10도였다. 2월 평균 기온인 23도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였다.



이날 예정된 에인절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시범경기가 취소될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야구장 주차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차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차들 대부분이 애리조나가 아닌 다른 주 번호판을 달고 있었고, 운전자와 탑승객들은 일본인이었다.

어린 자녀 두 명을 데리고 아내와 함께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왔다는 재미 일본인 제이슨 스즈키는 "아내와 아이들 모두 오타니 쇼헤이(29·에인절스)의 열렬한 팬"이라며 "오타니를 보기 위해 지난 겨울부터 이번 여행을 준비했다. 그를 실제로 볼 수 있다면 장거리 운전도 전혀 힘들지 않다"며 미소 지었다. 댈러스에서 템피까지 차로 이동할 경우 약 1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이들 곁에 있던 또다른 일본인 야마모토는 "우리 가족도 6시간 정도 운전해 오타니를 보러 캘리포니아주에서 왔다"며 "나도 오타니를 좋아하긴 하지만 15시간 운전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정말 대단하다"며 스즈키 가족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편 오타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 합류를 위해 지난 1일 애리조나를 떠나 일본 도쿄에 도착했다.

LA 에인절스 스프링캠프 인근 도로에 걸려 있는 오타니 쇼헤이의 사진.  /사진=이상희 통신원LA 에인절스 스프링캠프 인근 도로에 걸려 있는 오타니 쇼헤이의 사진. /사진=이상희 통신원
이처럼 많은 야구팬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선수들을 보기 위해 속속 애리조나를 찾고 있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고 있다. 다행히 이날 경기는 예정대로 치러져 에인절스가 7-0으로 이겼다.

애리조나에서 열리는 올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는 4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 개최됐다.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19 때문에, 그리고 지난해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 사이에 발생한 직장폐쇄로 인해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올해 역대 최다 스프링캠프 관중 동원이 당연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잦은 비 소식과 쌀쌀한 기온 때문에 흥행에 찬물이 뿌려지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경제전문지 블룸버그 보도에 의하면 코로나19 이전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주 두 곳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의 경제규모는 약 10억 달러(약 1조 203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리조나주립대(ASU)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걷힌 세금만 1840만 달러(약 221억 2600만원)라고 한다. 이 기간 동안 창출된 일자리도 3202개나 된다.

아울러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찾는 관중의 60%는 미국 내 다른 주 또는 해외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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