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불완전하지만 유용한 챗GPT

머니투데이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 2023.02.2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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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불완전하지만 유용한 챗GPT


최근 어느 한 세미나에 축사자로 참석하기 전 요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챗GPT를 이용해봤다. "디지털 소비자문제 이대로 둘것인가?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려고 하는데, 약 1분 정도의 축사를 써주세요"라고 질문했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축사를 써내려갔다. 첫 문장은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더 이상 물리적인 제약이 없는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였다. 그럴싸했다.

이어 챗GPT는 "하지만 이에 따라 발생하는 디지털 소비자 문제도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스팸메일, 위장 마케팅 등 디지털 환경에서의 소비자들의 이익이 보호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첫 단락을 완성했다. 나머지 두 단락도 오탈자 없이, 문맥도 논리적으로 완성했다. 다만 약 1분 정도의 분량을 질문했는데, 이 부분은 지켜지지 않아 짧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실제로 필자는 세미나 행사장에서 기본 인사와 행사의 의미를 말하고, 챗GPT 축사를 이어서 낭독했다. 이후 배경을 이야기하자 참가자들이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챗GPT를 활용해 실제 행사에서 적용했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었고, 축사의 수준도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챗GPT에도 한계가 있어 너무 신뢰만 해서는 안된다. 현재 이용하는 챗GPT-3.5는 2021년 6월까지 데이터이기 때문에 이후 답변에는 한계가 있다.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는 번역해서 답을 제공하지만, 오류가 있다. 기본 데이터의 편견도 있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도 있다. 초거대 언어모델로 확률적으로 답을 하기 때문에 논리적이지 않을 때도 있다. 따라서 결과물에 대해서 사람이 수정 보완함으로써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챗GPT가 세상을 놀라게 한 것은 '컴퓨터와 인간이 대화'를 할 수 있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질문을 하면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끝났지만, 이제는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해 맥락을 형성하고 큐레이션을 제공한다. 챗GPT 이용자가 하루 1000만명이 넘고, 지난 2개월 동안 무려 1억명 이상이 이용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나온 어떤 플랫폼 서비스보다 성장이 매우 빠르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챗GPT를 잘 연구하고 이를 활용해 아낀 시간을 국민을 위한 서비스 창출에 힘써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시도 챗GPT의 업무 활용 및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챗GPT와 같은 초거대 인공지능(AI) 서비스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해 인간의 한계를 보완해야 한다.

'Fall in Love with the Problem, Not the Solution(해결책이 아니라 문제와 사랑에 빠져라)' 저자인 세계 최대 네비게이션 앱 창업자 유리 레빈(URI LEVINE)은 "시도하지 않은 것은 실패다. 우리는 완벽할 필요가 없다. 시간이 갈수록 완벽해 진다"고 말했다. 실패는 빨리 할수록 성공으로 가는 길이 빠르다. 챗GPT의 불완전성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해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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