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K가스 3월 LPG값 동결..에너지업계 고통분담 확산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3.02.2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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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KET LNG탱크 내부 /사진=최민경 기자울산 KET LNG탱크 내부 /사진=최민경 기자


SK가스가 최근 10년 내 최대폭 국제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3월 LPG(액화프로판가스) 공급가격을 동결한다. 매출손해가 불가피하지만 LPG사용자들의 부담을 나눠 지기 위해 결단했다. 에너지업계에 상생 기류도 더욱 확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가스는 내부적으로 3월 공급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2월 국제가격이 10년 래 가장 큰 폭(톤당 약 200달러) 오르며 3월 공급단가가 당연히 인상될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SK가스가 동결을 결정하면서 3월 SK가스의 국내 LPG공급가격은 2월과 같은 프로판 1274.81원/Kg(VAT포함), 부탄 1541.68원/Kg(VAT포함)이다. 4월 이후 가격은 추가 논의를 통해 결정한다. SK가스는 E1과 양대 국내 LPG 공급사업자다.



에너지업계는 SK가스의 이번 결정에 대해 국내 LPG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에너지 가격 안정을 통해 시장을 지키려는 공급사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

국내LPG 가격은 세계 최대 공급사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에서 매달 발표하는 국제LPG 공급가격인 CP(Contact Price)를 기준으로 책정된다. 거래 후 국내 도착 시간을 고려, 국내 가격은 CP 변동 한 달 후 반영된다. 3월 국내 LPG 공급가격을 정하는 CP는 2월에 발표된 가격이라는 얘기다. 여기 환율과 운임 등을 더해 최종 가격이 정해진다.

아람코는 2월 CP가격이 프로판과 부탄 모두 톤당 790달러라고 밝혔다. 1월 대비 톤당 약 200달러 가량 올랐다. 최근 10년간 최대 상승폭이다. 국내 LPG공급가격도 크게 오를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부와 관계자들이 LPG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를 표했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가격 인상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


3월은 여전히 난방수요가 살아있는 시기다. LPG를 난방연료로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걱정이 특히 컸다. 또 택시, 식당, 노점 등 자영업자들의 근심도 깊었다.

SK가스가 3월 공급가격을 동결하면서 LPG 사용자들은 한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물가안정을 위해 고심하던 정부도 반길 수밖에 없는 결정이다.

SK가스는 지난해 LNG(액화천연가스) 가격 급등 당시 대체재인 LPG를 안정적인 가격에 공급하며 에너지 안보의 한 축을 든든히 담당했다. 산업현장에서 LNG를 대체했고, 가스공사는 LNG에 LPG를 섞어 공급함으로써 공급비용을 낮췄다.

SK가스는 또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11개월간 LPG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 LPG 국제가격은 하향안정화했지만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르며 가격인상 요인이 있었던 상황이었다.

3월 가격 동결은 SK가스 실적 면에선 손실이 될 수밖에 없다. 회사 측은 매출 면에서 약 200억원대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간 가정용과 수송용 중심에서 산업용 수요를 중심으로 전환한데다 트레이딩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변경해 온 만큼 상생에 초점을 둔 가격정책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가스가 가격을 동결하면서 양대 사업자인 E1도 가격 동결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SK가스 관계자는 "LPG를 사용하는 소비자들과 상생하고 에너지 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자 공급가격 동결을 결정했다"며 "SK가스는 LPG가 지금과 같이 에너지 안보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자원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상생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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