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전운' 감돈 소유분산기업… 주가 '내리막길' 주의보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3.02.27 05:55
글자크기
연초부터 '전운' 감돈 소유분산기업… 주가 '내리막길' 주의보


다음 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KT (34,400원 ▼250 -0.72%), KT&G (89,200원 ▼200 -0.22%), POSCO홀딩스 (395,000원 ▼1,000 -0.25%) 등 소유분산기업에 전운이 감돈다. 오너가 없는 소유분산기업의 CEO(최고경영자) 교체 이슈, 행동주의펀드의 공세 등 악재에 휩싸이면서 주가가 요동친다.

KT, 구현모 연임 '포기'에 장중 52주 최저가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달 1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구현모 KT 대표가 지난달 1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는 지난 24일 코스피 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3.94% 하락한 3만4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KT 주가는 장중 3만25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전날 구현모 KT 대표가 연임을 포기하겠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떨어졌다. 특히 외국인 매도가 집중됐다. 외국인은 398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기관도 158억원을 팔았다.



불과 6개월 전인 지난해 8월 KT주가가 장중 3만93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20% 넘게 하락했다. 한 달 전 3만6000원대였던과 비교해서도 15% 가량 빠졌다.

KT가 차기 CEO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정치권 출신 인사들이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면서 당분간 주가 불안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3월 주총에서 구현모 CEO의 연임이 확정된다고 해도 경영 불안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하면서 KT의 올해 주가 5만원 돌파 전망을 철회하기도 했다.

오너 없는 소유분산기업, 주기적인 'CEO 교체' 리스크
KT&G 본사 전경.KT&G 본사 전경.
오너가 없는 소유분산기업의 경우 정권교체로 인한 CEO 교체가 반복되고 있다. 소유분산기업은 그룹 총수가 있는 대기업과 달리 지배적 주주가 없이 외국인, 국내 기관 등으로 지분이 분산된 기업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국민연금이 군불을 땠고 올 초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를 문제 삼았다. KT, 포스코, 금융지주 등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 같은 바람을 타고 앞서 신한금융, 우리금융 수장도 바뀌었다. 향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백복인 KT&G 사장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 회장과 백 사장의 임기는 1년 더 남았다. 하지만 국민연금, 정치권 압박이 어떻게 작용될지 관건이다.

금융당국이 기관투자자에게 적극적 의결권 행사를 강조하는 것도 부담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자산운용사 CEO들을 만나 책임있는 의결권 행사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업 발굴 등 책임투자 강화를 주문했다.

이 원장은 "주인없는 기업에서 이사가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일에 관여했을 때 기관이 이사 선임 등에 있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명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KT&G는 행동주의 펀드의 표적이 되고 있다. KT&G는 아그네스, 판도라셀렉트파트너스, 화이트박스멀티스트레티지파트너스 등 사모펀드들이 의안 상정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고 24일 공시했다.

가처분 안건에는 한국인삼공사의 인적분할과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의 이사 선임, 보통주 현금배당 주당 1만원,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KT&G는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G는 주가가 15년 전 수준에 머무르면서도 주주가치 제고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연초 9만6000원대까지 올랐던 KT&G 주가는 이달 들어 8만7100원까지 하락했다. 24일 종가는 9만300원으로 9만원대를 회복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