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얀센은 최근 '애로우헤드 파마슈티컬스'(이하 애로우헤드)로부터 도입한 NAHS 신약후보물질 'ARO-PNPLA3'의 개발 권한을 반환하기로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러 개발 전략에 따라 도입 물질의 반환 결정이 내려진다"면서도 "NAHS 개발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 해당 물질의 개발 장래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일제히 NASH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2019~2020년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프랑스 젠핏이 모두 개발 과정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하지 못해 임상 3상을 중단했다. 노보노디스크도 고배를 마셨으며 화이자 역시 지난해 개발 종료를 선언했다.
이처럼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NASH의 발병에 미치는 요인들이 워낙 다양한데다 투여 약물에 대한 환자들의 반응도 천차반별인 탓이다. 임상 과정에서 환자의 간 조직을 직접 채취해야 하는 점도 NASH 치료제 개발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때문에 그동안 NASH 치료제 개발은 '빅 파마의 무덤'으로 통했고 최근 얀센도 개발 권한을 반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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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NASH 정복에 근접한 곳은 빅파마가 아닌 2011년 설립된 미국 신생 바이오벤처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이하 마드리갈)'다. 전체 직원이 71명에 불과한 나스닥 상장사지만 지난해 말,회사가 개발중인 NASH 치료 신약후보물질 레스메티롬이 임상 3상에서 1차 유효성 지표를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확보했다고 선언했다. 마드리갈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연내 허가여부가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제약업계도 빅파마의 무덤에 도전하는 마드리갈의 행보에 주목한다. 가장 먼저 허가에 도전하는 마드리갈의 성공, 혹은 실패에서 추후 허가 전략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이미 다수의 국내 제약사들이 NASH 개발에 손을 댄 상태다. 그중 한미약품 (308,500원 ▼7,500 -2.37%)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NASH 치료 신약후보물질 HM12525A의 임상 2a상과 HM15211의 임상 2b상 결과가 올해 여름 발표될 예정이다. 동아에스티 (69,100원 ▲300 +0.44%)는 자회사로 편입된 뉴로보를 통해 DA-1241의 글로벌 임상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유한양행 (69,300원 ▼800 -1.14%)의 YH25724는 올해 상반기 임상 1b상 진입이 예상된다.
김태희 KB증권 연구원은 "곧 임상 2상 결과가 발표될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은 최종적으로 세계 첫 NASH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마드리갈의 레스메티롬과 비교해야 할 것"이라며 "레스메티롬은 FDA가 NASH 치료제로 제시한 두가지 조건인 △섬유증 악화 없이 비알콜성지방간질환 활성 점수 2점 이상 개선 △비알콜성지방간질환 활성 점수 악화 없이 섬유증 1단계 이상 감소를 동시에 충족한 첫번째 약물이 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