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토종 156㎞' 원투펀치 이뤄지나... 장재영에게 방망이는 거들 뿐이다 [★스코츠데일]

스타뉴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김동윤 기자 2023.02.24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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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영./사진=김동윤 기자장재영./사진=김동윤 기자


키움 히어로즈는 투타 겸업을 밀어줄 뜻을 밝혔지만, 정작 장재영(21)에게 방망이는 거들 뿐이다. 그의 시선은 오롯이 마운드에만 고정돼 있다.

장재영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틱에서 메이저리그(ML)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7이닝 시뮬레이션게임을 했다. 7명의 투수 중 첫 번째로 나선 장재영은 20개의 공(직구 12개, 커브 7개, 슬라이더 1개)을 던져 감각을 점검했다. 아직 이른 시기임에도 평균 시속 149㎞, 최고 152㎞의 공을 뿌렸다.



타석에도 모습을 드러내 타이밍이 늦는 모습도 있었지만, 볼넷을 두 개 얻어내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경기 후 만난 장재영에게서 타석에서의 결과는 관심 밖으로 보였다. 최고 160㎞를 던지는 강속구 투수 코너 그램스(26)와 승부도 치지 못했다는 아쉬움보다 타자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에게 어느 정도 위협을 느끼는지 실감하며 자신감을 얻는 계기로 삼았다. 장재영은 "첫 실전 피칭이다 보니 오버 페이스에 주의하며 80~90% 강도로 던졌다. 크게 빠지는 공 없이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그래도 준비를 잘하고 있구나 생각했다. 직구에 강한 타자들에게 헛스윙을 빼앗았을 때는 자신감도 붙었다"고 말했다.

장재영은 덕수고 1학년 때부터 빠른 공을 던지며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받았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입단 당시 받은 계약금 9억 원은 그에 대한 기대치를 가늠케 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2년간 33경기 평균자책점 8.53, 31⅔이닝 31볼넷 33탈삼진으로 제구 난조를 겪으며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펜에서 위력적인 공을 뿌리는 데 반해, 매번 실전에서 어려움을 겪어 투구 메커니즘보단 심리적인 요인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장재영.장재영.
그러나 이번 겨울 질롱 코리아를 통해 호주야구리그(ABL)를 경험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6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3.30, 30이닝 9볼넷 37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3으로 준수한 제구력을 보여줬다. 스트라이크 비율도 62.7%로 긍정적이었다.

호주서 귀국 직후 장재영은 "마운드 위에서만큼은 내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던졌다. 호주리그에서는 적극적으로 치려는 타자들이 많았는데 나도 적극적으로 승부하려 달려든 것이 통했다. 빠른 볼 카운트에서 승부를 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볼넷이 적게 나왔다"면서 "적극적인 승부로 재미를 보니 투수로서 다양한 공략법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한 바 있다.

그 마음은 스프링캠프 막바지가 된 지금까지도 유효했다. 훈련 후 홍원기 감독은 적어도 시범경기까지는 장재영에게 타석을 제공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정작 본인이 관심이 크게 없다. 장재영은 "난 투수로서 욕심이 더 크다. 타석에서는 욕심이 없다. 타석보단 선발로 들어가고 싶고 타자랑 싸울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호주에서도 투·타 다 하겠다는 욕심보단 투수에 조금 더 중점을 뒀다. 물론 타자로 계속 내보내주신다면 상황에 맞게 야수로서 역할을 다 할 생각"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투수에 진심인 그가 기대대로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한다면 키움은 안우진(24)-장재영으로 이뤄진 꿈의 토종 156㎞ 원투펀치를 갖게 된다. 그의 롤모델도 타자가 아닌 투수 안우진과 게릿 콜(33·뉴욕 양키스)다. 콜은 메이저리그 투수 FA 최고 계약인 9년 3억 2400만 달러를 받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다.

장재영은 "한국에선 (안)우진이 형, 외국에서는 게릿 콜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콜이 디셉션과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해 제구가 좋다고 생각해서 영상을 많이 찾아보고 있다. 같은 팀의 우진이 형은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알려주는 스타일이어서 궁금한 것이 생길 때마다 물어보고 도움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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