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아직 대부분의 국내 의료 AI 기업이 매출 규모가 비교적 영세하고 적자 구조인데다 점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기대만큼 매출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도 무시할 수 없다. 향후 사업화 역량을 증명하는 기업 위주로 투자 수요가 차별화될 가능성이 있다.
루닛은 국내 증시 의료 AI 중 시총이 가장 크다. 국내외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국내 대표 의료 AI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바이오에 대한 IPO(기업공개) 시장의 극심한 저평가 기조를 뚫고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루닛은 지난해 IPO 과정에서 올해 매출액이 500억원을 돌파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이익 창출에 나설 것으로 추정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구축한 시장 지위를 토대로 본격적으로 돈을 버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실제 루닛은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미 GE헬스케어(GE Healthcare), 필립스(Philips), 후지필름(Fujifilm), 홀로직(Hologic), 가던트헬스(Guardant Health) 등 해외 기업과 협업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 임상 연구와 현지 학회 참여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알리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루닛에 대해 "여러 AI 대회에서 MS(마이크로소프트), 하버드 등을 제치고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검증 받은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또 "AI 암 조기 진단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는 호주와 유럽 등에서 수혜가 예상된다"며 "약물 효과 예측 솔루션 루닛 스코프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안정적인 매출 발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루닛뿐 아니라 뷰노 (32,700원 ▲800 +2.51%), 딥노이드 (5,390원 ▼120 -2.18%), 제이엘케이 (12,010원 ▲390 +3.36%)도 이날 주가 상승에 동참했다. 이들 모두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의료 AI 기업으로 기술 수준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AI 등 미래 IT 기술 관련 업종이 줄줄이 오르면서 의료 AI 기업의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은 측면도 있다.
특히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뷰노는 이날 증시에서 전일 대비 16.67% 급등했다. 올해 주가 상승률은 88.5%에 달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뷰노에 대해 "그동안 의료 AI 산업에 대한 규제, 비용 대비 높은 수익성 리스크 등으로 주가 상향 모멘텀이 부재했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익 창출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실적 성장에 기반한 주가 회복 탄력성이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배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적자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수익 창출 구조가 형성됐단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