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연임 포기…차기 대표 경선 '격랑' 속으로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3.02.2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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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경쟁' 고집했지만…여권 압박에 낙마
차기 대표 '사내 vs 사외' 경쟁구도…비전문가 낙점시 '낙하산' 비판은 부담

현모 KT 대표가  2일 서울 송파 사옥에서 열린 KT그룹 신년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KT 제공) 2023.1.2/뉴스1 현모 KT 대표가 2일 서울 송파 사옥에서 열린 KT그룹 신년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KT 제공) 2023.1.2/뉴스1


구현모 KT (36,400원 ▲50 +0.14%) 대표가 연임 도전을 멈췄다. KT 이사회의 연임 적격 판단, 한 차례의 경선 승리에도 모든 결정을 백지화한 뒤 재경선에 나섰지만 '완주'는 역부족이었다. 현재 진행 중인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는 구 대표를 제외한 15인의 사내 후보와 18인의 사외 인사 간 경쟁 구도로 흘러갈 전망이다.

KT는 23일 오전 구 대표가 이사회에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 군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사회는 구 대표의 결정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 대표는 오는 3월 말 정기 주주총회까지는 대표이사 지위를 유지할 예정이다. 또 이사회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이동통신 박람회 MWC2023 참가 등의 일정은 예고한 대로 수행할 계획이다.

디지코 혁신 성취에도…여권 압박에 연임 좌절
KT 구현모, 연임 포기…차기 대표 경선 '격랑' 속으로


2020년 3월 KT 사장에 취임한 구 대표는 3년 간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 전환과 통신3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주가 부양 등 KT의 체질 혁신을 이끄는 부인할 수 없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연임' 도전을 선언한 후 진통이 계속됐다.

구 대표는 그해 12월 이사회로부터 '연임 적격' 평가를 받았지만, 스스로 '복수 후보와 경쟁하겠다'며 경선을 자처했다. 지난 3년간의 경영실적으로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번 더 심사받아 외부의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승부수였다. 이에 KT 이사회는 내외부 인사 27명을 심사해 지난해 말 또다시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단독 후보로 확정했다.

곧바로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구 대표 연임 과정의 불투명성을 지적했고, 지난달 대통령이 직접 KT와 포스코 등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KT 이사회에서는 전 정권과 가깝다고 평가받았던 이강철 사외이사가 물러났고, 구 대표가 몽골 희토류 등 광물자원의 수입 협약을 맺는 등 여권의 비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았다. 이에 KT 이사회는 지난 9일 공모부터 선정 절차까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또 한 번의 경선을 꺼내 들었다. 구 대표도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경쟁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결론은 구 대표의 사퇴였다. 업계에선 구 대표가 정부·여당의 계속된 압박에 끝내 주저앉은 것으로 해석한다. 여권의 '구현모 불가' 의사가 명확해진 가운데 만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앞세워 연임에 성공한다 해도, KT 조직에는 계속해서 과도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해 연임 포기라는 전격적인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디지코 혁신 계속' 내부 vs '조직 쇄신' 외부
KT 차기 대표 후보자는 33명으로 좁혀졌다. 디지코 혁신을 이어갈 사내 인사와 조직의 쇄신을 도맡을 외부 인사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다만 구 대표가 여권의 압박에 사퇴하는 모양새인 만큼, 새로운 대표이사마저 ICT(정보통신기술) 전문성 및 기업경영 경험이 부족한 외부 인사로 낙점될 경우 '낙하산' 논란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KT가 통신을 넘어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CEO(최고경영자)는 조직 관리를 넘어 글로벌 디지털 트렌드를 이해하는 전문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자리"라며 "만일 기업 경영을 모르는 비전문가 CEO가 낙점될 경우, KT 주주들을 포함한 시장에서는 '이러려고 구 대표 사퇴를 압박했나'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KT의 사내 후보는 15명이다.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이상 사장급), 박병삼 윤리경영실장,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 송재호 AI·DX융합사업부문장, 신수정 엔터프라이즈 부문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 안상돈 법무실장, 우정민 IT부문장,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사장, 윤동식 kt클라우드 사장, 정기호 kt알파 사장, 최원석 BC카드 사장, 홍기섭 HCN 사장(이상 부사장급) 등이다.

외부 지원자는 18명이다. 지금의 여당에 몸담았던 이력의 권은희·김성태·김종훈 전 국회의원,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등 중량감 있는 인사가 여럿이다. 또 김기열 전 KTF 부사장, 임헌문 전 KT매스총괄 사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최두환 전 포스코ICT 사장, 김진홍 전 KT스카이라이프 경영본부장, 남규택 전 KT 마케팅부문장, 박헌용 전 KT그룹 희망나눔재단 이사장, 송정희 전 KT 부사장, 한훈 전 KT 경영기획부문장 등 올드보이(OB)도 대거 나섰다. 박종진 IHQ 부회장, 김창훈 전 한양대 겸임교수, 최방섭 전 삼성전자 부사장, 홍성란 전 산업은행 윤리준법부 자금세탁방지 전문위원 등도 지원했다.

한편 KT 이사회는 경제·경영, 리더십, 미래산업, 법률 등 분야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 심사를 거쳐 오는 28일 심층면접 대상 후보를 압축한다. 또 외부 자문과 면접 등을 거쳐 다음 달 7일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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