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떨어진 증시, 증권가는 목표주가 줄상향…중국·엔터 주목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3.02.2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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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력 떨어진 증시, 증권가는 목표주가 줄상향…중국·엔터 주목


국내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증권가에선 오히려 목표주가를 올리는 업종이 있다. 주로 이익 모멘텀(동력)이 높은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경기민감, 엔터 등이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1월20일~2월21일) 발행된 종목 분석 리포트 2073개 중에서 목표주가가 상향된 리포트는 355개, 하향 리포트는 277개로 나타났다. 목표주가가 변경된 리포트만 놓고 보면 상향 리포트 비중이 56.2%, 하향 리포트 비중은 43.8%로 상향 비중이 더 높다.



목표주가가 제시된 255개 종목 중 한 달 전보다 목표주가가 상향된 종목은 147개, 하향된 종목은 97개로 나타났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2400대에서 횡보했지만 각 종목별로는 주가 상승을 예상하는 애널리스트들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글로벌 긴축과 경기침체 우려로 증시 상승 동력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개별 종목 선택의 중요성은 커진다. 종목장세, 순환매장세가 이어질수록 증권가에서 주목하는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목표주가가 상향된 종목은 주로 중국 리오프닝과 관련한 종목이 많았다. 아모레G (29,750원 ▼700 -2.30%)의 현재 목표주가 평균은 5만3000원으로 한 달 전 4만2000원보다 26.2% 올랐다. 이 기간 목표주가가 가장 많이 상향된 종목이다. 지난 22일 종가는 4만1050원으로 증권가 전망대로라면 약 30% 정도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증권사 중 아모레G에 대해 가장 높은 목표가(6만원)을 제시한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수요 회복에 따른 뷰티 계열사의 실적 호조, 그룹의 비중국 사업 확장, 방역 기조 완화에 따른 방한 외국인 수요 회복 3가지가 기대 요인"이라고 짚었다. 중국 리오프닝의 본격화와 하반기 미국·일본 등 해외 진출로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중국 비중이 높은 화장품 업종 대부분이 목표주가가 올랐다. 애경산업 (20,050원 ▼150 -0.74%)의 현재 평균 목표주가는 2만4333원으로 한 달 전보다 15.9% 올랐다. 이밖에 LG생활건강 (371,000원 ▼10,500 -2.75%)(10.8%, 이하 한 달 전 대비 목표주가 상승률) 아모레퍼시픽 (142,800원 ▼3,700 -2.53%)(7.9%) 코스맥스 (134,500원 ▼800 -0.59%)(5.7%) 한국콜마 (49,400원 ▼1,100 -2.18%)(2.3%) 등 목표가가 상향 조정됐다.


중국 리오프닝이 기대되는 또 다른 분야는 카지노와 여행이다. GKL (13,790원 ▲270 +2.00%)(그랜드코리아레저)의 평균 목표주가는 한 달 전 대비 22.5% 오른 2만5571원으로 제시됐다. 현재 주가보다 약 28%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

같은 기간 롯데관광개발 (9,710원 ▼340 -3.38%)의 평균 목표주가는 2만1875원, 파라다이스 (15,090원 ▲20 +0.13%)는 2만2917원으로 각각 8.7%, 7.8% 상향 조정됐다.

GKL, 파라다이스, 롯데관광개발 등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회사들은 공통적으로 중국인 VIP 고객들의 비중이 높다. 지난 3년 간 중국의 강력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이들 기업은 큰 위기를 맞았지만 최근 교류가 다시 활발해지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지노 업체들은 일본 항공편 증편에 따른 실적 회복 모멘텀에 더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규제 완화로 중국 VIP 회복 속도도 가팔라질 것"이라며 "마카오는 지난달 중국 정부가 여행 제한을 해제하면서 총카지노지출액(GGR)이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업종인 엔터테인먼트 역시 증권가에서 목표가를 일제히 높였다. M&A(기업 인수·합병) 이슈를 제외하더라도 본업 성장만으로도 충분한 기업가치 상승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현재 에스엠 (78,100원 ▲2,000 +2.63%)(SM) 엔터테인먼트의 목표주가 평균은 12만2053원으로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 12만원을 상회한다. 하이브 (230,500원 ▲2,000 +0.88%)의 목표주가 평균은 한 달 전보다 18.7% 오른 23만6667원이다. SM의 자회사인 팬 소통 플랫폼 디어유 (26,450원 ▼450 -1.67%) 역시 평균 5만5250원으로 15.6% 상향 조정됐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엔터사 모두 글로벌 팬덤 확대로 마진이 높은 IP(지적재산권) 앨범, 음원, 굿즈 성장과 국내외 하이브리드 공연이 확대되고 있다"며 "엔터 산업은 분명 호황이 지속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경기민감 업종에 해당하는 전자장비와 해운에서도 목표주가 상향이 잇따른다. 전자장비 업종에서는 파크시스템즈(13.1%) SK아이이테크놀로지(8%) 고영(7.4%) 솔루스첨단소재(4.9%) 삼성전가(3%) 등이 전망치가 올랐다. 해운에서는 대한해운(12.2%) 팬오션(7.5%) HMM(7.3%) 등이 주목 받았다.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시장 수익률을 초과할 수 있는 종목장세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이 정체되는 구간에서 주가지수의 추세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기회는 '저성장에서 어떤 차별성이 나타날 것인가'이고 시장 횡보 속에서 중소형주 유형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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