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연강선재 2위' 제이스코홀딩스, 점유율 싸움 칼 간다

머니투데이 조영갑 기자 2023.02.2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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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더벨'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입니다."



한 글로벌 철강 기업이 광고 등에서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문구다. 철이 우리 생활이나 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태 나지 않지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인류는 청동기를 넘어 철기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농업 생산성과 전투력을 충족치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지난 20일 경기도 안산시 시화공업단지에 위치한 '제이스코홀딩스 (1,948원 ▲77 +4.12%)'는 갑자기 찾아온 꽃샘추위가 무색할 정도의 생산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1964년 설립된 제일제강공업이 모태다. 반 세기 넘게 연강선재(Wire rod, Low carbon steel)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판 제이스코홀딩스 역시 다양한 선재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면서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이는 기업이다.



연강선재는 탄소 성분 0.22% 이하의 저탄소강으로 각종 아연도금과 철선 등의 제작에 쓰이는 철강재다. 건설 현장의 철근을 비롯해 볼트, 소둔선, 와이어로프, 일상생활의 옷걸이, 문구류 스프링, 각종 철못 나사 등에 폭넓게 쓰인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다종다양한 연강선재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제이스코홀딩스 안산공장은 총 1만평 규모의 대지에 공장동 4100평, 창고동 1300평, 사무동 300평, 야적장 4300평 등으로 구성돼 있다. 넓은 직사각형 모양의 축구장이 여러 개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야적장에는 공정 과정을 거쳐 출하 대기 상태에 있는 결속 연강선재 수백 벌크가 쌓여 있었다.

이날 생산설비 안내를 담당한 제이스코홀딩스 관계자는 "하루 약 400~500t(톤) 가량의 철 인바 소재를 가공해 제품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스코홀딩스의 생산 공정은 크게 가열-압연-사출-결속 정도로 나눌 수 있다. 각형, 판형 넓은 철강 벌크를 포스코, 현대제철 등으로부터 공급 받아 가열하고, 압연해 다양한 스펙의 연강선재 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구체적으로 가열로→조압연→중간압연→사상압연→블록밀(block mill)→결속을 거쳐 제품으로 출하한다. 약 40만t 수준의 연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공정은 비교적 단순하다. 각형 인바의 쇳덩이를 약 1000도에 가까운 가열로에서 가열하면 연성화가 되는데, 이것을 지속적으로 압연해 다양한 직경의 철사로 만드는 과정이다. 마지막 블록밀 단계에서 실타래 형태로 둥글게 말아 결속해 고객사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무수한 철가루가 날리고, 항공기 수준의 굉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현장 임직원의 고초가 크다는 게 제이스코관계자의 전언이다.

▲제이스코홀딩스의 연강선재 설비 전경. 일 기준 약 400~500t 가량의 제품이 생산된다.

제이스코홀딩스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직경의 선재를 생산하는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4.8~16.0mm 직경의 연강선재, 경강선재, 이형봉강(철근) 등을 뽑아낸다. 이는 옷걸이에서부터 철사, 볼트, 스프링, PC강선, 와이어로프, 타이어코드 등 다양한 제품의 소재가 된다.

국내 연강선재 시장규모는 약 2500억원 가량이다. 큰 시장은 아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국내 코스틸과 함께 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사업자다. 다만 점유율은 코스틸에 크게 밀리는 수준이다. 더구나 지난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철강 및 건설경기 침체로 업계가 동반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 제이스코홀딩스는 매출액 841억원, 영업손실 61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2021년에는 매출액 845억원, 영업이익 5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제이스코홀딩스는 점유율 싸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원가관리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 효율을 높여 현재 흔들리고 있는 연강선재 시장 내에서 존재감을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제이스코홀딩스의 제품은 경쟁사 대비 제품 중량이 약 20% 가량 무겁고, 냉각효과가 좋아 균일한 강도와 사이즈를 형성, 제품의 품질이 상대적으로 더 좋다고 평가 받는다. 저온압연 시스템의 구축으로 극저탄 생산에 최적화된 것도 특징이다.

▲사출된 선재를 둥글게 마는 과정인 블록밀. 열을 식힌 후 결속해 제품으로 출하한다.

더불어 신사업을 통해 본사업과 유기적인 발전을 꾀한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오랜 철강 사업으로 다져진 체력을 바탕으로 니켈광산 개발 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필리핀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민다나오주 수리가오섬 지역에서 니켈 채굴 및 생산에 돌입한다. 현지 채굴업체(EV&M)의 지분 인수도 완료했다. 이르면 올 하반기 EP(탐사권) 허가를 받아 탐사채굴을 시작한다. 이 경우 관련 매출이 연내에 산입돼 본 사업과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한상민 제이스코홀딩스 대표는 "올해 연강선재 생산의 효율성을 더 높여 점유율을 경쟁사 대비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니켈광산 개발사업에도 투자를 확대해 회사 전체의 성장 잠재력을 상승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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