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특수 올라탄 한미약품, 중국에서 '최고의 1월'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3.02.2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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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 특수 올라탄 한미약품, 중국에서 '최고의 1월'


한미약품 (310,500원 ▲500 +0.16%) 중국 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이 올해 연매출 4000억원 돌파를 노린다. 지난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 3000억원을 넘긴 기세를 올해도 이어간다는 것.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으로 북경한미약품의 주력인 감기약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완료한 공장 증설 효과까지 맞물려 매출 성장폭을 한층 키울 전망이다. 이미 지난 1월 역대급 매출을 내며 4000억원 매출 목표를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23일 중국 관영 언론인 베이징일보와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북경한미약품의 올해 1월 월간 매출액은 지난해 보다 22% 급증한 3억5000만위안(약 66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월간 기준 사상최대 매출이다.



사상최대 매출을 기록한 지난해 1분기 매출액이 948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첫 달 성장세가 체감된다. 북경한미약품 관계자는 "감기약과 해열제 매출이 급격히 늘었다"며 "춘절(중국 설) 기간에도 늘어난 수요에 맞추기 위해 공장을 지속적으로 돌렸다"고 말했다.

업계는 올해 초 북경한미약품 매출에 주목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끝내고 엔데믹 단계로 전환하기 시작한 중국 제약시장 수요가 어떨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북경한미약품의 연초 매출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단 올해 첫 달 매출 성장세는 폭발적이었던 셈이다. 북경한미약품이 생산하는 어린이 기침 가래약 '이탄징' 판매가 크게 늘었다는 전언이다. 이탄징은 암브록솔에 기관지 확장 성분인 클렌브테롤을 복합한 소아용 시럽제다. 2004년 출시된 이래 5년 연속 '아동약 품질평판 보증 최우수 브랜드상'을 수상했다. 중국 대표 기침가래약으로 통한다.



역대급 1월 매출이 확인되자 북경한미약품은 전년보다 12% 이상 증가한 매출을 올해 목표치로 설정했다. 북경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은 3506억원이었다. 지난해 사상 처음 연매출 3000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올핸 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노리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달성 가능한 목표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엔데믹 진행과 함께 감기약 수요는 당분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무엇보다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할 생산체제를 이미 구축해둔 상태다. 북경한미약품은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10월 베이징 순이구 공장에 시럽제 생산라인 증설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기존 7000만병이던 연간 시럽제 생산능력이 2억4000만병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거침없는 실적 성장이 이어질 경우 자체 신약 연구개발(R&D)도 탄력을 받게 된다. 북경한미약품은 신약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를 자체 개발해 차세대 항암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펜탐바디는 병을 유발하는 병원체에 대항하는 항체가 면역세포와 암세포에 동시에 작용하도록 하는 이중항체 기술로 이를 적용한 3개의 신약후보물질이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펜탐바디를 통한 차세대 ADC 항암제 개발도 진행된다. 북경한미약품은 한미약품과 레고켐바이오와 손잡고 항체의 표적화 능력과 약물의 세포 독성을 이용한 표적항암제를 공동 개발중이다.


이를 발판으로 모회사 한미약품의 실적 추가 약진도 예상된다는게 업계와 증권가 관측이다. 이명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한미약품 실적은 한미약품 별도는 물론 북경한미약품의 빠른 실적 회복으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의 한미약품 올해 추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4882억원, 1913억원이다. 전년보다 11.7%, 21.8%씩 증가한 추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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