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펀드에 148조원 물렸다…국내 기관·개미 '울상'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3.02.23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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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가↓·달러화↑ 원인
외인들도 '국내증시' 손실 커져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한국의 개인 및 기관투자자가 지난해 해외 주식과 펀드 투자로 723억달러(약 94조원) 규모의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세계 주요국 증시가 약세를 보인 데다 원화를 비롯한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간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2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해외 주식·펀드 등 지분증권의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5195억달러(약 677조원·평가액)로 집계됐다. 2021년 말보다 723억달러 줄어든 수치다. 한국 투자자들이 지난해 408억달러 규모의 해외 주식과 펀드 등을 사들여 1131억달러의 평가손실을 본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주가 하락과 미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하락 영향으로 서학개미들이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해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8.8%, 33.1% 하락했다.

지난해 말 한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국채 등 해외채권 잔액은 2198억달러로 1년 전보다 231억달러 줄었다. 해외 주식·펀드와 채권 투자시장 모두 찬바람이 불면서 전체 해외 증권투자는 954억달러 감소한 7392억달러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들도 손실을 면치 못했다. 국내 주가 하락과 미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하락 등에 따른 결과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증권투자 잔액은 8088얼달러로 1년 전보다 1821억달러 감소했다.

외국 투자자들이 더 큰 투자 손실을 보면서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전년말(6596억달러)에 비해 870억달러 늘어난 7466억달러를 기록했다.

대외채무(외화 빚)는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말 기준 대외채무는 6645억달러로 전년 말(6324억달러)보다 321억달러 증가했다. 1년 새 단기외채가 1647억달러에서 1667달러로 증가했고 장기외채가 4677억달러에서 4978억달러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대외채권은 1조803억달러에서 1조257달러로 547억달러 감소했다. 대외채권은 늘고 대외채권은 감소하면서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868억달러 감소한 3612억달러로 집계됐다. 대외건전성을 나타내는 단기외채비율은 1년 전보다 3.8%p(포인트) 상승한 39.4%를 기록했다. 2008년(10.2%p)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유복근 한은 국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단기외채비율이 전년 대비 상승한 것은 분자인 단기외채가 20억달러 증가했는데 분모인 준비자산이 400억달러 감소한 것에 기인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2008년 3분기) 78.4%와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며 단기적으로 지난해 2분기, 3분기를 정점으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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