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미국)=뉴스1) 임세영 기자 =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HD현대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정기선 사장이 기조연설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변화를 몰고 온 요인은 무엇일까. HD현대는 창사 50년을 맞은 작년 현대중공업그룹 대신 'HD현대' 간판을 달았다. 앞으로 50년은 새로운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이라는 이름에 담긴 세계 조선 1위 브랜드 가치가 만만찮았지만 과감하게 버렸다. HD현대가 품고 있는 다양한 신사업을 현대중공업 브랜드로는 다 담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HD현대는 지난 50년사 대부분을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3개 계열사 체제로 살았다. 3개 모두 조선사다. 수소 등 에너지, 건설기계, 로봇, AI(인공지능) 같은 미래 신사업도 다 현대중공업 안에 사업부로 묶여 있었다. 이 사업부문들이 이제 각각 가치를 창출해내는 계열사가 됐다. 현대오일뱅크도 합류했다. 중공업을 넘어서는 존재가 됐는데 현대중공업그룹이라는 이름표에 갇혀 있을 수 없었다.
재계가 사명을 새로 다는데는 인재 유치 외에 사업의 성격이 확장되거나 바뀐다는 이유도 있다. 우리 기업들은 말 그대로 '대전환'을 하고 있다. 몇년 전만 해도 수소와 배터리(이차전지), 탄소중립이 진짜 돈이 되고 경영 화두가 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사업이 구체화되고 성과를 내면서 새 술을 새 이름으로 담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는 자연스레 리브랜딩 검토로 이어진다.
물론 결과가 다 비슷한 건 아니다. 새 이름에 아무리 훌륭한 가치를 담았다 해도 사람들이 모르면 소용이 없다. 오래된 그룹명을 영어 이니셜로 바꿔놨지만 정작 제대로 알리지 못해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신생 기업이냐"는 소리를 듣는 기업들이 적잖다. 그런 가운데 HD현대는 오랫동안 모범사례로 회자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