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경영권 분쟁 터진 이유…'라이크기획' 논란 뭐기에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윤지혜 기자 2023.02.2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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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격랑의 SM, K팝의 미래는] ①

편집자주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로 촉발된 SM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이수만 전 총괄과 현 경영진간 다툼에 카카오, 하이브 등 IT·엔터 공룡들이 가세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글로벌 K팝 위상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격랑에 휩싸인 SM의 앞날은, K팝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SM 경영권 분쟁 터진 이유…'라이크기획' 논란 뭐기에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 분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SM 경영진과 하이브 측은 하루가 멀다 하고 폭로와 비방을 이어가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SM 경영진들은 하이브로 피인수시 K팝 산업 독과점에 따른 피해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하이브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우고 있다. 양측의 치열한 공방은 SM 이사진 교체 등 경영권 향배를 좌우할 3월 정기주주총회을 앞두고 소액주주 표심잡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70% 소액주주는 어디로...'K팝 독과점' vs '지배구조 개선'
이번 분쟁은 이 전 총괄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의 프로듀싱 계약에서 비롯됐다. 2021년 국세청이 라이크기획을 문제 삼아 202억원을 추징하자 지난해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이 문제를 집중 공격했다. SM 경영진은 지난 7일 이 전 총괄과 상의 없이 카카오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이 전 총괄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으로 대응하면서 하이브에 지분 매각을 발표했다. 하이브는 공개매수로 지분 25%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SM은 오는 3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내달 정기주총에서 현 경영진 측이 다시 승리하면 하이브는 임시주총을 새로 소집해야 한다. 이사 해임안을 위한 의결 정족수 확보 등도 고민해야 한다. 지난해 9월말 기준 SM은 이 전 총괄이 18.46%, 국민연금공단 8.96%, KB자산운용 5.12%,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등기임원이 0.6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컴투스가 4.2%, 얼라인파트너스가 1% 수준을 갖고 있다. 결국 약 70%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5만2139명)의 표심이 SM 경영권 향배를 좌우하게 된다.



SM은 이 전 총괄의 역외탈세 의혹을 폭로한 뒤 K팝 시장의 독과점 문제 등을 제기했다. SM에 따르면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전체 K팝 시장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독과점 지위를 갖게 된다. 장철혁 S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두 회사가 합쳐진다면 K팝 시장의 다양성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며 "하이브가 공정위의 시정조치 실행을 위해 에스엠의 사업규모를 축소할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독과점 우려에 대한 반박보다 SM의 지배주주 개선과 주주친화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의 30% 내에서 배당성향을 유지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카카오와 협업 가능성까지 열어놨다. 박지원 하이브 CEO는 전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가 SM의 경영에 관심이 없다는 전제하에 사업적 제휴를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카카오 관계자는 "투자가 무산되더라도 SM과 제휴하면 좋지만 하이브가 지분 없는 카카오와 손을 잡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3월 주총은 현재가 아닌 전년말 주주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주총 결과에 따라 SM의 경영권 향방은 달라질 수 있다"며 "관건은 어느 쪽이 더 설득력을 가지고 주주들을 움직이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K팝 위상 걸맞는 지배구조 갖춰야"
전문가들은 이번 SM 사태가 글로벌 K팝 위상을 강화하는 성장통이 돼야 한다고 충고한다. 엔터 산업의 폐쇄적인 지배구조, 주주가치 훼손, 음반 사재기 등 고질적 문제를 해소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이브가 SM의 배당 및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것도 이 같은 문제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엔터업계 한 관계자는 "SM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자칫 K팝과 가요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며 "글로벌 주류문화로 떠오른 K팝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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