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으로 2.4조 벌고서 돌려준 돈 얼마?…증권사 '돈 장사' 손본다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3.02.21 14:24
글자크기

금감원, 3월부터 TF 꾸려 증권사 이자·수수료율 점검 및 개선책 마련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진=뉴스1.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진=뉴스1.


금융감독원이 과도한 '돈 장사' 논란을 불러일으킨 증권사 이자·수수료율에 대한 개선 조치에 나선다.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과 주식대여 수수료율, 신용융자 이자율 산정체계 합리화, 공시방식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투명한 금융투자상품 거래 환경을 조성하고 개인투자자들의 비용 부담을 경감할 방침이다.

금감원 "증권사 이자·수수료율 관행 점검… 종합개선 추진"
증권사별 예탁금 이용료율 등을 공시하는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 /사진=금투협 홈페이지.증권사별 예탁금 이용료율 등을 공시하는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 /사진=금투협 홈페이지.


금감원은 21일 예탁금 이용료율, 주식대여 수수료율, 신용융자 이자율 관련 종합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3월부터 유관기관과 함께 TF를 구성해 이자·수수료율 부과 및 지급 관행을 종합점검한다. 점검 결과를 토대로 합리적인 이자·수수료율 산정 및 지급 방안을 강구한다.

금감원은 "그간 개인투자자의 금융투자상품 거래와 관련된 이자·수수료율 산정의 적정성에 대해 국회 및 언론 등을 통해 문제가 제기돼 왔다"며 "증권사가 예탁금 이용료율 및 신용융자 이자율을 산정하면서 기준금리 등 시장상황 변동을 반영하지 않거나, 주식대여 수수료율이 공시되지 않아 투자자 보호가 취약해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제도 개선을 검토해 왔으며, 투자자의 권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예탁금 이용료율, 주식대여 수수료율, 신용융자 이자율 산정체계를 합리화하고 공시방식을 개선하고자 한다"고 했다.

금감원은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기준 개선, 통일된 공시 기준 마련, 이용료 점검 주기 설정, 공식 서식 마련 △주식대여 수수료율: 증권사별, 투자자 유형별 수수료율 공시 방안 검토 △신융융자 이자율: 금리 인하와 역행하는 문제 점검, 공시 강화 등 개선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돈 장사", "투자자에게 불합리" 비판 여론에 개선 나선 금감원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금감원이 개선 대상으로 삼은 증권사 이자·수수료율은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에게 불합리한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증권사가 투자자 예탁금으로 수입을 올린 대가로 지급하는 예탁금 이용료율의 경우 지나치게 낮게 유지됐다.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무소속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30곳이 2019~2022년 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총 2조4670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중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지급한 금액은 5965억원에 불과했다.


일부 증권사는 기준금리 인상 효과를 이용료율에 반영하지 않았다. 2022년 말 평균 이용료율은 0.37%로 2020년 말 0.18%보다 0.19%포인트(p) 높아지는 데 그쳤다. 해당 기간 중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0.5%에서 3.25%로 2.75%p 올랐다.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주식 매수대금을 빌려주는 신용융자의 경우 높은 이자율로 과도한 이자 장사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 일부 증권사들이 이자율 인하에 나섰으나 투자자 부담을 경감하기엔 역부족이다. 이자율 산정에 반영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이 내렸음에도 일부 증권사는 오히려 이자율을 올린 경우도 있었다. CD 금리는 지난해 12월 평균 4.02%에서 지난 20일 기준 3.49%로 0.53%p 내렸는데, 신용융자 이자율은 같은 기간 8.87%에서 8.94%로 0.07%p 높아졌다.



주식대여 수수료율의 경우 공시조차 되지 않았다. 주식대여 수수료는 투자자가 보유 중인 주식을 증권사에 대여할 경우, 증권사가 다시 해당 주식을 기관 등에 대여한 뒤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대가다. 금감원은 해외 산정방식을 참고해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