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왼쪽), 정기선 HD현대 사장 /사진=각사
엔진은 선박 원가의 10% 안팎을 차지하는 핵심 출력 기관이다. 세계 1위는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 지난해 글로벌 점유율은 35% 이상이다. 2·3위와 격차를 둔 안정적인 1위인데, 현대중공업의 뒤를 잇는 회사가 HSD엔진과 STX중공업이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HSD엔진 인수가 마무리되면 두 회사는 선박 수주뿐 아니라 친환경 엔진 시장에서도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점쳐진다. 국제해사기구(IMO)와 각국의 해양규제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메탄올 등을 선박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추진 선박을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차세대 친환경 선박 개발 연구를 병행하며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는 특히 이번 인수전의 흐름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양쪽에 모두 이익인 합리적 결과라는 평이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예비 경쟁사와 처음 맞붙은 자리에서 승기를 잡는 데 매몰되지 않고 각사가 가장 이익이 되는 선택을 했다"며 "이 과정에서 포기를 주저하지 않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재계 대표 MZ세대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거다.
김 부회장은 조선뿐 아니라 방산·태양광 등 한화의 미래먹거리를 정립하는 주역이다. 모든 의사결정을 효율·합리성에 기반한다고 알려진다. 정 사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달 CES 2023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생각해 인수전에 나선 것"이라면서 "무리한 값에 인수할 뜻은 전혀 없으며, 내부적으로 판단한 적정 가격에 응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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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사장은 한화의 조선시장 참전이 저가·출혈 수주 경쟁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경쟁사가 해외에서 적자 수주를 감행하면 우리도 이를 쫓을 수밖에 없어 고충이 컸다"면서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되면)저가수주 관행도 사라져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