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아직 바이오 IPO(기업공개)를 낙관하기 힘들다. 최근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한 바이오인프라는 이미 수익을 내는 CRO로, 현재 실적 없이 미래가치에 중점을 둔 신약개발 바이오와 차이가 있다. 내달 지아이이노베이션 등 주요 신약개발 바이오의 공모 성패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바이오 IPO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단 사실은 분명하다.
지난 1월 27일 미래반도체 (14,660원 ▼740 -4.81%)를 시작으로, 오브젠 (10,120원 ▼80 -0.78%), 삼기이브이 (2,405원 ▲175 +7.85%), 스튜디오미르 (2,380원 ▼60 -2.46%), 꿈비 (6,640원 ▼40 -0.60%), 샌즈랩 (8,850원 ▲250 +2.91%)이 차례대로 따상에 성공했다. 지난 16일 상장한 제이오가 따상에 실패했지만 상장 첫날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60% 이상이다. 충분히 높은 수익률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일부 CRO가 IPO에 도전하긴 했지만 공모시장에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수요예측에 나선 디티앤씨알오는 두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앞서 한국의약연구소는 지난해 1월 상장심사를 철회하고 재도전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바이오인프라의 공모 흥행을 바이오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 수요 회복으로 볼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CRO 시장 성장 등에 힘입어 이미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실적 안전성 측면에서 신약 개발 바이오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코스닥 신규 상장 기업의 따상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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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내달 공모 절차를 밟는 지아이이노베이션 등 주요 신약 개발 바이오의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신약 개발이란 불확실한 미래 가치에 중점을 둔 바이오 벤처가 공모 흥행에 성공한다면 올해 바이오 IPO에 대한 업계의 기대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IPO 시장에서 바이오 저평가가 1년 이상 지속된 만큼 분위기가 바뀔 만한 시점이 됐단 평가도 나온다. 최근 여러 공모기업의 대박 수익률 행진으로 공모시장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진 시장 환경도 긍정적이다.
한 벤처캐피탈(VC) 바이오 전문 운용역은 "요즘 공모시장 따상 행진만 보고 올해 바이오 IPO가 무작정 좋아질 거라 판단하긴 어렵지만 조금씩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최근 공모에 나서는 바이오는 깐깐한 상장 심사를 통과한 기업으로 어느 정도 경쟁력이 검증된 데다 시장 상황을 보고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아 기대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와 투자시장에서 연구 및 사업화 경쟁력을 인정받는 바이오라면 공모시장 상황에 따라 조금씩 투자 수요가 회복되는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