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재개하는 리츠, 다시 볕들까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3.02.2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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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원빌딩 에스원빌딩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지난해 미뤄졌던 리츠(위탁부동산투자회사) 상장이 재개된다. 연초 금리가 안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자산 가치가 상승하면서 회복되기 시작한 리츠주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리츠, 삼성FN리츠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상장을 연기했던 한화리츠는 내달 6일 수요예측을 거쳐 상장할 계획이다. 한화리츠의 기초자산은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등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이 가지고 있는 오피스다. 여의도 한화손해보험 빌딩, 한화생명 노원 사옥, 한화생명 평촌 사옥, 한화생명 중동 사옥, 한화생명 구리 사옥 등이다.



삼성금융그룹 최초의 공모상장 리츠인 '삼성FN리츠'는 4월 초 상장을 추진한다. 삼성FN리츠는 삼성SRA자산운용이 운영하는 영속형 리츠로 1·4·7·10월 결산을 통한 분기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강남권 업무지구 우량 오피스인 '대치타워'와 시청역 인근 '에스원빌딩'을 보유했고 삼성생명·삼성화재가 보유한 다수 오피스에 대한 우선매수협상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하반기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높아진 시장금리, 레고랜드 사태 등 부동산 PF 유동화 위기설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상장 리츠들이 연초 금리 안정화와 이어진 자금재조달 성공에 힘입어 반등한데 이어 중단됐던 리츠 상장이 재개되며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리츠, 삼성FN리츠 외에도 대신글로벌코어리츠, 하나글로벌리츠 등도 올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상장 리츠주들은 지난해 10월 부동산 시장 경색에 따라 저점을 찍고 올해 가파르게 반등한 상태다. 최근 들어 주식시장 정체로 리츠주 주가도 횡보 상태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저점대비 10% 이상 상승한 상태다. 상장리츠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리츠 톱 10 지수는 지난해 10월 21일 761.87인 저점 대비 13% 올라 이날 862.89로 마감했다.

연초 시장금리가 안정화되면서 NH올원리츠 (3,385원 ▼15 -0.44%)가 1180억원의 리파이낸싱에 성공했고 롯데리츠 (3,090원 ▼15 -0.48%) 역시 담보대출 및 담보부사채로 2000억원의 전자단기사채 차환에 성공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됐다. 특히 이들은 예상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며 시장 우려를 불식시켰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이 전반적으로 비정상적인 조달 구조에서 벗어나면서 과도했던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1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리츠 경쟁력 개선 방안'도 리츠주에 긍정적이다. 리츠의 기업어음(CP) 발행을 허용하고 헬스케어 등 신모델 리츠가 가능하도록 하며 부동산법인 지분 20% 이상 소유시 부동산자산으로 인정한다는 내용 등이 골자다. 자금조달 수단과 투자자산이 다양화되고 리츠 운영 규정이 개선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임대료 상승이 가능한 오피스 자산 중심의 리츠에 관심을 조언한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기초자산 가치 상승을 기대하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플레이션 연동 임대료나 실물 인대시장이 강한 리츠를 중심으로 배당 관점의 접근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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