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일정 3주 밀린 지아이이노베이션, 전화위복 될까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3.02.20 15:44
글자크기

금감원 증권신고서 세부 내용 기재 요청에 상장 일정 3주 연기
내달 초 예정됐던 상장일 월말로 늦어져…공모희망가 및 예정 공모주식·금액 변경 無
"신고서 보완 통해 기업가치 평가 기준 뚜렷해져…본질적 가치 입증 자신감 여전"

상장 일정 3주 밀린 지아이이노베이션, 전화위복 될까


지아이이노베이션 비상장 (16,210원 0.00%)이 수요예측 하루를 앞두고 기업공개(IPO) 일정을 3주 가량 연기했다.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세부 내용 기재 요청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상장일정은 다음달 초에서 하순으로 미뤄졌다. 회사는 세부내용이 추가되면 회사의 가치를 더 명확하게 시장에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20일 오후 정정 증권신고서 제출을 통해 당초 오는 21~22일로 예정됐던 수요예측을 내달 15~16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달 27~28일 예정이던 일반청약 역시 내달 21~22일로 미뤄졌다. 이에 따라 내달 초로 예상됐던 상장 시기 역시 월말로 연기가 불가피해진 상태다. 이밖에 공모희망가 및 예정 공모금액, 시가총액(희망공모가액 기준) 범위 등에 대한 변화는 없다.



정정 제출된 신고서에는 연기된 일정과 핵심 투자위험 등이 추가로 반영됐다. 투자위험에는 목표시장 내 경쟁 심화에 따른 위험 세부 내용을 비롯해 △공모자금을 조달하지 못했을 때의 위험 △최대주주의 낮은 지분율에 따른 위험 △자기주식 소각 위험 △공모가와 유상증자 발행가 및 주식매수선택권 행사가 차이 등이 보완 및 추가됐다. 또 향후 파이프라인 개발에 투입이 예상되는 추정 비용도 임상연구, 임상시료생산, 비임상 연구 등으로 항목을 세분화 했다.

업계는 이번 증권신고서 정정에 따른 일정 연기가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근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증권보고서 제출을 요구하는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어려워진 시장 상화에 보다 명확한 투자근거를 제시하기 위함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2월 상장 예비심사 통과 이후 기술특례 상장 절차에 돌입한 바 있다. 하지만 IPO 일정 본격화가 임박한 시점에 요구사항이 전달되면서 다소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이번 일정 연기가 상장 자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만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앞서 IPO 또는 이전 상장 바이오 기업들의 행보가 순항 중인 만큼, 보다 명확해진 기업가치를 발판 삼아 상승세 편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호재다.

연초 IPO 시장은 미국발 금리인상과 글로벌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만큼은 아니지만, 완전한 회복 역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시장 대어로 꼽히던 마켓컬리와 케이뱅크, 오아시스 등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한 배경 역시 여기에 있다.

하지만 바이오 업종 분위기는 비교적 밝은 편이다. 한발 앞서 수요예측(13~14일)에 나선 CRO(임상시험수탁기관) 기업 바이오인프라가 희망밴드 최상단으로 공모가를 확정하며 청신호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닥 이전 상장한 이노진 (1,891원 ▼4 -0.21%) 역시 올 들어 일곱번째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 두배로 시작 후 상한가)을 기록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탈모와 피부미용 관리 기술 기반 항노화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올해 첫 헬스케어 기업 따상이다. 바이오 기업들이 높은 잠재력에 뒤따르는 위험성에 지난해 유독 혹독한 한해를 보낸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융합 단백질 기반 차세대 면역치료제 연구개발을 주사업으로 영위하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은 후보물질 조기발굴에 특화된 플랫폼 기술을 앞세워 국내 대형 제약사인 유한양행과 중국 심시어 등과 누적 2조원 이상의 기수술출 계약을 체결했다. 상장 전 대규모 성과로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은 지아이이노베이션 입장에선 회복되는 시장 분위기와 맞물릴 긍정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증권신고서 정정 제출은 내용 또는 절차상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며 "세부적인 내용을 추가해 시장의 판단을 돕기 위한 것인 만큼 회사의 가치를 더 명확하게 입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