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연료인가?" 외신들 北 48일 만의 도발 재개 주목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3.02.1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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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합훈련 앞두고 탄도미사일 발사, 외신 주목…
저장·이동 용이한 고체연료, 발사 징후 포착 어려워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북한군이 18일 북한 평양국제비행장에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조선중앙통신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북한군이 18일 북한 평양국제비행장에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올해 두 번째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섰다. 새해 첫날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지 48일 만이다. 외신은 잇따라 북한의 미사일 도발 소식을 전하며, '고체 연료' 사용 가능성에 주목했다.

1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훈련이 전날 오후에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의 ICBM운용부대 중 제1붉은기영웅중대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ICBM '화성-15'를 최대사거리체제로 고각 발사했다"며 "최대정점고도 5768.5㎞까지 상승해 거리 989㎞를 4015초(1시간6분55초)간 비행해 동해 공해상의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전했다.



CNN은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천명한 바로 다음 날 미사일 도발을 재개했다고 짚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7일 담화에서 "북한이 침략 전쟁 준비로 간주하고 있는 훈련 구상을 미국과 한국이 예고한 대로 실행에 옮긴다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지속적이고 전례 없는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미는 오는 22일부터 미 펜타곤(국방부 청사)에서 북한의 핵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을 실시한다. 오는 3월에는 한국에서 실기동 훈련 중심의 연합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ICBM 발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불시에 실시됐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조선중앙통신은 "훈련은 사전 계획 없이 18일 새벽에 내려진 비상화력전투대기 지시와 이날 오전 8시 하달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명령서에 의해 불의에 조직됐다"고 강조했다. 안킷 판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은 AFP에 "이번 미사일 도발은 북한이 그동안 수행해 온 시험발사로 보기보다 일종의 훈련으로 봐야 한다"며 "우리는 이런 종류의 추가적인 훈련을 더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고체연료 엔진 기반 ICBM 첫 시험 발사에 나선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한 ICBM은 액체연료에 비해 신속한 연료 탑재가 가능하다. 연료탱크 부식 우려도 없어 연료 탑재 후에도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미사일 보관과 운반이 더 쉬워지고 발사 준비에 드는 시간도 크게 단축된다. 즉 북한의 ICBM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기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북한은 이달 초 열병식에서 고체연료 엔진 기반 ICBM을 처음 공개한 바 있다.

AP통신은 "북한은 김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병식에서 12개 이상의 ICBM을 선보였다. 전례 없는 규모의 미사일을 선보인 건 지속적인 군사 역량 확장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또 이 미사일들에 새로운 시스템을 포함한 것은 고체연료 ICBM을 획득하려는 북한의 열망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에 고체연료가 사용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리프 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AFP에 "북한은 종종 개발 중인 기술을 시험하려는 목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다"며 "이번 발사가 장거리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것이라면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북한이 미국 본토에 핵탄두를 쏠 수 있도록 설계된 기록적인 물량의 미사일을 (열병식 당시) 평양 거리에서 선보인 이후 긴장을 고조하고 있다"며 "북한 지도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는 사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상대로 도발을 강화하고 보복성 군사행동을 벌일 수 있는 상황을 탐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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